경제

코로나 시대 국민의 삶 지키는 '필수노동자'들은 누가 지켜줄까

2021.01.20 오후 01:41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월 20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영해 경기도의회 의원

●필수노동자 영역, 경기도 실질적 필수 노동 시행 모든 노동자로 대상 범위 넓게 가져갈 계획
●필수노동자지원조례 노동계 공감 못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한정때문
●열악한 환경 배달 노동자 안전 보장 문제 최우선 해소
●노동조합 결성하기 어려운 필수 노동자들 권리보호 사각지대, 경기도 의회에서 모임 지원
●노사민정 협력체계 구축 필요, 빠른 시일 내 지원 가능하도록 관심
●청소노동은 지자체 별 큰 편차, 민간 의존 줄이고 지자체 공공챔임자로 가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슬기로운 자치생활 시간입니다. 매주 tn요일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역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가 필수노동자라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달라” 미국 배송노동자들이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내건 슬로건인데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필수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지원 대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원책이 마련되고 법안이 발의 되고 있지만, 스스로 목소리를 낼 창구조차 없는 이들도 여전히 상당 수 존재합니다. 분명 일을 하고 있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 해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고요, 코로나19에서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필수노동자들은 누가 지켜주는 걸까요? 이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경기도의회 김영해 의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영해 경기도의회 의원 (이하 김영해): 더불어민주당 평택 출신 김영해 의원입니다. 현재 경기도 의회에서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최형진: '필수노동자', 단어가 어렵진 않은데 정확하게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요, 어떤 분들을 필수노동자라고 합니까?

◆ 김영해: 필수노동자란 코로나19로 인해 떠오른 개념으로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사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되어야 할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를 의미합니다. 재난의 위험이나 규모에 따라서 다르게 지정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필수노동자는 첫째로 보건·의료·돌봄 서비스 등 국민의 생명과 신체보호와 직결된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가 있겠고, 둘째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대면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택배와 배달, 환경미화, 콜센터 업무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교통 등 여객 운송 업무 노동자도 포함됩니다.

◇ 최형진: 필수노동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준비하고 계신다고요. 방금 말씀하신 분들도 모두 대상에 포함되는 건가요?

◆ 김영해: 필수노동의 영역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보건·의료·복지·대중교통·택배·배달·돌봄·청소·보육·건물관리 등 광범위한데요. 경기도에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필수노동을 시행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 범위를 넓게 가져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코로나19 이후에 필수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정부에서도 필수 노동자와 관련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노동자'에 대한 기준 때문에 필수 노동자로 일은 하고 있지만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체감하지 못한다는 분들도 있었잖아요?

◆ 김영해: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2020년 9월부터 여러 기초지자체에서 필수 노동자 지원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필수노동자에 대한 최초의 지원 조례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노동계에 큰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지원 대상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한정했기 때문인데요, 필수 노동자의 대부분이 프리랜서거나 특수고용노동자여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보다 다양한 노동형태를 포괄하면서 실질적인 혜택이 사각지대 없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지난해 경기도 플랫폼 노동자 지원조례를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법안 여기에서 발전한 개념이라고 봐도 될까요?

◆ 김영해: 네. 평소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열악한 곳에 있는 노동자 지원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우선 필수 노동자 중에서도 큰 축이기도 하고 거리두기 강화로 수요가 급증해서 많은 업무와 상시적 위험에 놓인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 보장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산재보험의 필요성을 알리고 보험료도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플랫폼 노동자 지원조례를 개정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강화되는 이 상황에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폭넓은 차원에서 전체 필수 노동자를 포괄할 수 있는 조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필수 노동자 지원조례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 최형진: 네. 아무래도 지역 의회에서 활동하시면 지역에서 직접 활동하는 분들을 만날 기회도 많을 것 같은데요?

◆ 김영해: 저는 도의원이 되기 이전에 사회복지사로 지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특히 돌봄 서비스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분들은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분들이고 코로나19에서도 감염을 무릅쓰고 돌봄을 수행해야 하고, 하루에도 여러 곳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감염에 불안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함께 격리돼서 휴식 없이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현장을 보면 보수 수준도 굉장히 낮고 장기간 업무에 시달리고, 부족한 휴식시간에 쫓기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분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수고로움이나 가치에 대해서 사실 그 역할과 공헌에 대한 평가가 현저히 낮아서 늘 아쉬웠는데요. 이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필수 노동자에 대한 노동조건이 개선되고 사회적 인식도 나아질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 최형진: 사실 돌봄 노동자나 방과 후 강사 같은 경우 고령도 많고 여성 노동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습니까? 이런 근로자분들이 특고 형태의 노동자나 프리랜서여서 노동법의 보호 밖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장에서 보시기엔 어떤가요?

◆ 김영해: 기존이 지자체에서 제정된 필수 노동자 지원조례도 다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필수 노동자라고 해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사실 그 범주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아요. 그분들을 다 포함해서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이런 분들 특히나 목소리를 낼 창구조차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부에서는 뭉쳐서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어요, 이런 시선들에 대해 인식 개선도 함께 필요하지 않을까요?

◆ 김영해: 그렇죠. 필수 노동자들은 통상 한 곳에 전속되어있지 않고 업무 성격상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쉽지 않죠. 그러다 보니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사실상 어렵죠. 권리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분들입니다. 최근 소모임 등을 통해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있지만, 경기도 의회에서도 이런 분들이 자주 모임을 조직할 수 있도록 지원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서 지난달에는 안양, 군포, 과천 등 중심으로 경기 중부 아파트노동자 협회가 결정되기도 했는데요. 각 지역에서는 공동주택 노동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까지 만들어졌고, 입주자 대표와 경비 노동자의 간담회도 열리고, 협약을 체결하는 좋은 성과가 이어지면서 지역 사회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경기도 사례를 소개해드렸지만 사실 청취자 분들이 살고 계시는 지자체나 지역노동 센터에서도 유사한 사업들이 있을 겁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알아보셔서 같은 업종에 있는 분들이 서로 어려움도 공감하고 좋은 사례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목소리도 냈으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네. 일각에서는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필수노동이 코로나19 이전에도 분명히 존재했던 만큼 재난 상황에서만의 노동으로 보는 그런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건데요, 그러면서 당장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전에 플랫폼 노동자 지원조례에서도 사회보험 등의 내용을 담았잖아요. 이번에도 이렇게 재난상황 이후까지 포함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될 예정인가요?

◆ 김영해: 필수 노동의 분야가 넓은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보건의료분야의 인력 충원이나 돌봄 노동에 대한 추후 개선 같은 문제는 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사안이거든요. 말씀하신 산재보험만 해도 이번에는 특고노동자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개정됐지만 여기에 간병인 같은 돌봄 노동자는 해당되지 않거든요. 이분들은 특고노동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부분이 지속적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지금 조례안은 2월에 발의하시는 겁니까?

◆ 김영해: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필수노동자들의 환경, 촌각을 다투는 분들도 많은 만큼 빠른 지원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조례안 발의 후 통과까지 이어진다면 곧바로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건가요?

◆ 김영해: 통과되는 즉시 지원되면 좋긴 하겠지만 통과가 되면 우선 필수 노동자 지원위원회를 꾸리고 거기에서 필수 업종 지정과 지원 사업을 결정해야 하고, 추경 예산의 사업비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겁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는 물론 민간분야까지 아우르는 노사민정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통선언 등을 통해서 필수 노동자 지원 방식과 역할을 하게 하는 방안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 최형진: 한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필수 노동자인 청소 노동자들, 한파경보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이후에는 늘어난 쓰레기 양 때문에 한파로 작업 시간을 단축해도 민원이 들어오면 추가로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작업 환경은 원청인 지자체의 의지가 강력히 필요할 것도 같습니다. 당부 말씀 좀 해주시죠.

◆ 김영해: 특히 청소노동은 기초지자체의 사무이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큰 편차가 나타날 수 있어서 더욱 각별히 살펴봐야 하는 부분인데요. 각 지자체에서는 생활폐기물 수거와 재활용품 분류 작업에 투입되는 인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고, 또 시설을 교체해서 작업효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민간에 의존하는 부분을 줄이고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책임지로 가야 한다고 보는데요. 폐기물 처리는 공공성이 강한 만큼 지자체에서 직접 관리해서 청소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최형진: 지금 한 청취자분이 문자를 주셨어요. “청소 노동자 최저임금 받고 있고,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하는데 이 상황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받으려면 어디로 문의하면 될까요? 방역 상황에서 소독업무가 늘어났어요.”라고 하시네요.

◆ 김영해: 일단 이건 지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자체에 문의를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노동 취약 계층 문제도 잠깐 여쭙겠습니다. 장애인 일자리처럼 일자리가 없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소보다 더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 부분에 있어서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도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영해: 그렇습니다. 사실 코로나뿐만 아니라 장애인 일자리나 고용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시기에 생산성이 낮다, 상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제한적이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 등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바라보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도 한 인간으로서, 국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이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장애인들의 핸디캡을 인정하고 소득이 오를 수 있는 정책도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서 돌봄 체계의 한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 문제는 논의 뒷전에 있는 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일자리와 돌봄을 분리해서 생각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을 융·복합적으로 잘 활용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인 논의가 올해는 이루어져야할 것 같고요. 특히 코로나로 인해서 앞으로 언택트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될 텐데요,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이동의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들에게 어쩌면 플랫폼 사업에 대한 교육이나 기계 지원이 이루어지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진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영해: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김영해 경기도의회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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