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손실보상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현금 지원 없이 저금리 대출 위주로 지원하려고 하자 대상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빚으로 버텼는데, 빚을 또 지게 하는 건 지원책이 아니라며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구청에 마련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창구.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직접 보상금을 신청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주 시작된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46만 명에게 총 1조3천억 원이 지급돼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82만 원입니다.
하지만 여행업은 이마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구로동에서 16년째 여행업을 하는 박용섭 씨도 지난해 2월 이후 고객이 끊겨 지금까지 매출이 전혀 없는데도 보상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함께 일하던 직원도 내보내고, 대출과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임대료를 막아내며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박용섭 / 여행사 운영 : 생활이 안 되니까 우선 제가 갖고 있는 보험처럼 깰 수 있는 건 다 깨고 요즘은 아르바이트로 임대료를 벌고 있거든요. 암담하죠.]
정부는 손실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저리 융자 등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이번 달 중에 지원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홍남기 / 경제부총리 :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2조원이 넘는 손실보상 지급을 차질없이 실행하고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해서도 저리자금 공급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대출을 더 받는 건 오히려 부담만 키우는 꼴이라며 손실에 대한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동환 / 음악레이블협회 부회장 : 지금 저희가 필요한 것은 정부의 방역 지침 때문에 운영을 못하고 손해를 보고 있었으니까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 그것에 대한 보상책을 만들어 달라' 지금까지 버틴 것에 대해…]
한국 개발연구원 KDI도 최근 보고서에서 자영업자의 대출이 지난 2019년 12월 815조 원에서 지난 8월에는 988조 원으로 21%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일반 가계대출 증가율 13%의 1.6배에 달하는 수치여서 자영업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이미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선 시중 금리마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금융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자영업자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