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해 추경의 증액 여부를 두고 정치권과 홍남기 부총리가 매일 같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홍 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해도 증액은 안 된다며 국가신용등급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반대하는 이유를 권남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강민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여야가 합의를 하더라도 그거를 확대할 수 없다, 추경을 증액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걸, 그 뉴스를 듣고 너무 화가 나서…. 민주주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게….]
탄핵해라, 민주주의를 부정한다, 탐관오리다.
각종 비판에도 홍남기 부총리가 여전히 추경 규모를 늘리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유, 지난달 추경 발표 당시 나왔던 말속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달 21일) : 추경 규모는 소상공인 지원 소요, 통화·물가 등 거시 측면, 그리고 초과 세수 등 재정여건, 국채시장 여건 등 여러 관련 상황과 변수들을 종합 고려하여 판단하였습니다.]
소상공인 지원 필요성과 함께, 추경 규모에 영향을 받는 물가나 나랏빚 등 경제 전반도 살펴야 했다는 겁니다.
먼저 나랏빚을 보면, 올해 1천조 원을 돌파하며 규모도 커지지만,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더 들어온 세금 수입으로 빚을 갚으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4월 결산 이후에 보면, 추가 세수로 국가 채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빚 없는 추경이 충분히 가능하고요.]
지난해 나라 살림 여윳돈인 정부 세계잉여금을 추산해보면, 실제 빚 갚는데 쓸 수 있는 최대치는 채 8조 원이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단 14조 정부안 추경만으로 지게 될 빚이 11조 3천억 원입니다.
더 걷은 세금으로 메꿀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추경 규모가 늘면 나랏빚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당장 금리와 물가도 문제입니다.
나랏빚 내는 수단인 국채를 더 많이 찍어내면 채권 금리가 올라가며 은행이 대출금을 마련하는 조달 비용을 늘리고 결국, 대출 금리가 오릅니다.
추경 규모가 커지면 시중에 더 많은 돈이 풀리며 물가도 더욱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 상승은 다시 금리 인상을 불러옵니다.
[홍우형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일단은 소상공인한테는 안 좋을 거고요. 왜냐면 부채를 갚아야 하니까. 가계부채의 위험도 상당히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요. 돈을 푸는 게 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당연히 있는 거고요.]
정치권의 추경 증액 요구에 대한 재정당국 수장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액 거부권을 가진 정부가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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