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계 3위 가상 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신청 여파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직접 피해는 물론 가상자산 시장과 기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대책 요구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 '쇼 미 더 경제'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세계 3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라고 하는데 처음에 재무건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 나서 파산 신청까지 며칠 걸리지 않은 것 같아요. 순식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전체 가상화폐 시장도 휘청거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게 전반적으로 보면 가상화폐 시장의 리스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한데 일단 어떻게 발생하게 된 건지 경위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죠.
[박정호]
설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라는 친구는 원래 이 FTX라는 거래소를 설립하기 전에 코인 투자 전문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라는 회사를 먼저 설립했습니다. 그 코인 투자 전문 회사를 통해서 돈을 번 것을 가지고 이 FTX라는 거래소를 설립하게 된 건데요. 그런데 이 거래소를 세계적으로 단기간에 굉장히 규모감 있는 거래소로 키우기 위해서 FTX라는 거래소가 자체 코인인 FTT라는 코인을 발행하기 시작합니다. 그걸 통해서 대규모 자금을 모으려고 하는 건데요. 그런데 이 FTT라는 코인을 누구에게 대여를 해 줬냐면 자신이 원래 설립했던 알라메다리서치라는 회사에다가 FTT라는 코인을 대여해 줘요.
그랬더니 알라메다리서치라는 회사는 이 대여받은 코인을 담보로 해서 금융권으로부터 실물인 달러를 대출받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대출받은 달러로 다시 뭘 했느냐 FTX 거래소의 코인인 FTT 코인을 다시 산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하면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실물 부분에서 달러로 바꿔서 자신의 코인을 다시 사니까 그 코인의 시세가 다시 올라가겠죠. 그러면 자신들의 담보력이 더 커지니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그리면서 이 회사를 단기간에 크게 붐업을 시킨 겁니다. 그러다가 바로 FTT 코인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서 지금 이렇게 단기간에 큰 파산이 일어났고요. 이러한 것은 사실 전통적인 금융권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거래 행태거든요. 그런데 이게 바로 코인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제도와 법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이런 편법들이 가능했던 겁니다.
[앵커]
자체 발생시킨 코인을 담보로 해서 자금을 조달해 오는 이런 행태. 이 자체는 불법인가요, 아닌가요?
[박정호]
이건 괜찮죠. 그런데 그 자금으로 자기 것을 또 사는 것은 불법이죠.
[앵커]
어떻게 생각하면 증권거래소 같은 데서 자금운용도 계속하는 셈이거든요. 그러니까 증권거래소가 은행 역할도 하고 증권사 역할도 하고 그런 셈인 건데 언뜻 생각하면 이해는 안 가는데요. 게다가 내역까지 불투명한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가상화폐 시장의 특이점과 연관된 그런 리스크가 아닌가 싶은데 일단 이번 사태로 인해서 피해를 입을 투자자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이것도 왔다갔다하는 것 같아요. 애초에는 10만 명이라고 하다가 오늘 기사를 보니까 그거의 10배 이상일 수도 있다, 이런 기사가 나왔어요.
[박정호]
일단 전통적인 금융당국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금융실명제 등이 있기 때문에 피해 규모를 확실하게 금방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코인 같은 경우에는 정확한 거래 숫자가 몇 개고 그리고 거래 주체가 몇 명인지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런 거래소들마다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거래를 하고 있고 또 누가 얼마나 거래했는지를 트래픽이라고 해서 데이터가 얼마나 양이 많아졌는지만 가지고 간접적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피해 규모에 대한 숫자도 이렇게 천차만별로 보도가 되는데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FTX로 인한 피해가 단순히 개개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부펀드라든가 의미 있는 펀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발행하고 있는 비전펀드도 이 FTX에 상당한 투자를 했었고요. 그리고 캐나다 온타리오의 교사연금펀드입니다. 이것도 국부펀드에 해당되는데 이것도 투자 금액의 상당 부분을 유실할 상황이고 싱가포르 국부 펀드도 여기에 투자를 했습니다. 따라서 이게 개인들의 소액 대출 또는 아니면 금융 코인 투자가만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런 국부펀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건 분명합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전통적인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바로 그런 이유에서 나오는 거군요. 이런 상황에서 지금 FTX는 지금 말씀하셨다시피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의 금융 시장과는 다른 원리로 작동이 되던 그런 가상화폐 시장인데 우리가 은행에 돈을 맡기게 되면 예금자 원금은 보호가 되는데 이건 예치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거죠?
[박정호]
맞습니다. 사실 정확히 말씀드리면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암호 화폐는 본인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직접 구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채굴이라고 하는 방법들도 있고요. 그런데 이 거래소라는 것은 일반인들이 다소 IT 지식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주식처럼 편하게 코인들을 사고 팔 수 있는 걸 대행해 주겠다는 업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실제 내가 맡긴 돈으로 분명 거래소에서는 내가 원하는 코인을 몇 개 사줬다라고 표현이 되어 있는데 실제 이 거래소가 그 코인을 실제 샀는지 안 샀는지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FTX가 실제 코인을 구매하지 못하는 일들도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 때문에 국내 코인업체들은 부랴부랴 우리는 앞으로 고객이 예치한 돈으로 어떤 코인을 어떻게 샀는지를 하나하나 전부 다 공개하겠다라는 걸 뒤늦게 발표한 상황입니다.
[앵커]
일단 고위험 투자 상품이니까요. 이 예치금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고객의 예치금에 대한 일종의 보호장치랄까 아니면 감시장치랄까 이런 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보면 투자자의 규모도 알 수도 없고 그리고 투자자가 예치한 돈을 이 사람들이 몰래 끌어다가 다른 데 운용을 했는지 그것도 불확실하고 이런 거죠?
[박정호]
맞습니다. 사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도 평가하세요. 이게 고위험 상품이다 보니 이렇게 투자하시는 분들은 이쪽 분야가 이렇게 제도적 미비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것이니 이건 투자자 개인의 책임이지 국가가 어떻게 모든 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건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FTX라고 우리나라도 아니고 외국 거래소가 하나 이렇게 파산을 하게 되니까 당장 우리나라 코인 거래소의 1일 코인 거래 매매량이 20% 가까이 급감했고요. 그리고 직접 문제가 됐던 FTT 코인이 아닌 비트코인 같은 경우도 20% 급락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러다 보면 쉽게 얘기해서 코인 거래소들 중에서 그냥 나름대로 운영했던 곳들 중에서도 어떤 곳은 갑자기 쉽게 얘기해서 건전한 신뢰가 깨지면서 급격하게 경영이 위축돼서 또 다른 파산을 일으킬 수가 있거든요. 이것은 다시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까지 악영향을 주거나 사회 전반에,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이니까 그들의 책임이고 제도적인 장치는 없어도 된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안일한 생각인 거죠.
[앵커]
거래소 자체가 파산되면서 거기에 투자했던 금액을 전부 다 투자자들이 날려버리는 그런 황당한 일이 일어났는데 여기에 더해서 설상가상으로 해킹까지 일어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파산신청 직후에 우리 돈으로 8700억 원 정도의 돈이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이건 왜 그렇습니까?
[박정호]
통상적으로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금융회사들 같은 경우에는 해킹에 대한 보안이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고요. 그것도 국가당국에서도 이중, 삼중으로 다시 한 번 백업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X 같은 경우는 실질적으로 이런 금융권의 제도적 보안 안에 들어간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보안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는 인력이라든가 이런 시스템 자체가 쉽게 얘기해서 구멍이 뚫린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해킹에 쉽게 노출이 됐고 이 틈을 타서 이렇게 8700억 원이나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해킹 사건이 일어난 것이죠.
[앵커]
일단 국내에서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고요. 금융당국에서도 여기에 대한 피해자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이 아직은 입법 단계인 거죠, 국내에도?
[박정호]
맞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벌써 1일 거래량이 수십조 원에 해당되는 만큼 성숙 단계에 와 있는 코인 시장에서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인 장치가 너무 속도가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법안도 제대로 마련된 것들이 없는 상황이고요.
뿐만 아니라 지금 FTX 코인 거래소가 파산을 하면서 어떤 일까지 전개됐었냐면 오히려 국내 김치 코인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행되는 코인 일부하고 또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한국에서의 코인의 시세 가치는 더 올랐습니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코인을 투기성 투자의 대상으로 보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심리들이 더 크다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FTX가 파산하면서 국내거래소에 코인이 예치된 숫자가 더 급증했습니다. 이 얘기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이 코인을 투자의 대상 또는 투기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거든요. 따라서 관련 당국에서 이런 코인 시장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는 데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박정호]
사실 이번에 FTX 사건에서도 보셨듯이 이런 시장에서 편법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존 금융권에서 제도적으로 막아놨던 여러 가지 루트들을 여기에는 그게 없구나. 그렇다면 이 편법을 사용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들이 많습니다. 조금 전에 FTX도 설명드렸습니다마는 일종의 이런 거거든요.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받아서 달러를 얻었는데 그 달러를 가지고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또 사는 거예요. 그러면 삼성전자 주식이 또 올라가겠죠. 그러면 그게 담보력이 더 높아지니까 또 달러를 더 얻을 수 있고 이런 걸로 해서 뭔가 규모를 키우는 이런 편법이 국내에서는 사실 안 되는 거거든요.
[앵커]
불공정거래군요.
[박정호]
그런데 이게 여기에서는 제도가 없다는 걸 기존의 금융권을 공부한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빈틈을 이용해서 이러한 편법적인 방법의 경영을 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금융권에서 우리가 적용했던 제도를 여기에도 빨리 도입할 필요들이 많이 있습니다.
[앵커]
여기에 대해서 국내 일부 거래소는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것도 앞으로 도움이 되겠죠?
[박정호]
자체적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그게 또 무조건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앵커]
여러 가지로 가상화폐 시장,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은 있는데요.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면밀하게 함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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