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더 일러진 국민연금 소진 시점..."2055년엔 고갈"

2023.01.27 오후 05:12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조태현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확인#########]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낼 사람은 계속 줄고 있는데 받을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55년에 고갈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이어가겠습니다.

조태현 기자,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 이게 5년마다 한 번씩 하는 건데 그 시점이 앞당겨졌네요, 2년 정도?

[기자]
맞습니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도입된 제도거든요. 그다음에 2003년부터 5년 단위로 재정 추계를 하고 있습니다. 재정 추계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국민연금에 대한 건강검진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검사를 해서 국민연금이 어디 아픈 데가 있는 건 아닌지, 어디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이걸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원래는 3월이 법정 시한인데 국회에서 요청을 해서 두 달 앞당겨서 내용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이제 내용이 중요할 텐데 지금 나오고 있죠. 원래 4차 추계 때 수지적자가 2042년 그리고 기금 소진이 2057년 이렇게 나왔는데요. 모두가 예상했던 것 같이 그 기간이 더 앞당겨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보면 앞으로 한 20년 정도는 연금지출보다는 수입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다가 2041년부터는 이게 반대로 바뀌어서 적자가 되기 시작해요.

[앵커]
그래프로 따지면 꺾인다는 내용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계속 적자가 나기 시작하면 언젠가 고갈이 되겠죠. 그 시점이 2055년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기금이 고갈되는 시점은 2년 앞당겨졌고요. 적자 시점은 1년 앞당겨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어쨌든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일전에 계산했던 것보다 소진 시점이 앞당겨진 것은 그 기간 동안 다른 변화가 있었던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먼저 국민연금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자면 이것은 기본적으로는 사회보장제도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사회보장제도는 뭐냐, 기본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돈을 더 내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어떤 연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이 국민연금에서 약자는 바로 일하지 않는 고령층들이 될 것이고요. 도와줘야 되는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 그리고 자영업자들이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여기까지 들었을 때는 어떻게 보자면 앞선 세대가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 세대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인 연령 연대의 개념으로 받아들이시면 되겠는데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문제가 생긴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이게 제일 큰 문제인데요. 고령화와 출산율,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지금 계속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있고, 다시 말하자면 연금을 낼 사람은 줄어들고 있고요. 일을 하지 않는 고령층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자면 연금을 받을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죠. 그러면 받을 사람 늘었는데 낼 사람이 줄어들었다면 낼 사람 한 명이 부담할 금액은 더 커지는 게 됩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예요. 지금 인구 얼마나 줄어들고 있냐. 지난해 11월 통계를 보면 출생아 수가 2만 명이 안 되고요.

사망자 수가 3만 명이 넘었습니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인구가 1만 명이 넘게 감소했다는 뜻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을 해야지 GDP도 성장을 하고 그만큼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서 연금을 내는 양도 늘어날 텐데 지금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면서 지금 더 이상 성장률이 예전만큼 강하게 나오지 않고 있죠. 이런 측면에서도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도 연금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방금 말씀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으로 보는 게 보험료율은 너무 낮은데 주는 돈은 많다는 것 아닙니까? 왜 이런 평가가 나오는지까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지금 국민연금 보험률 얼마인지 아세요? 9%입니다. 9%인데 우리 같은 노동자들은 4.5%를 내고요. 회사에서 4.5%를 내줍니다. 자영업자들은 이걸 전부 다 개인 돈으로 내야 되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나오지만 1988년 처음 도입됐을 때 3%, 그다음에 5년마다 3%포인트씩 오르다가 1998년 이후 25년 동안 한 번도 안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손을 안 대고 있었어요. OECD 평균이 18%니까 거의 절반 수준, 이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원래는 5년마다 조금씩 높이는 걸 계획을 했었는데 왜 안 됐을지를 보면 결국에 돈 더 내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은 없잖아요. 거기다가 국민연금은 사실상 준조세, 강제로 내야 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논의를 등한시했다, 이렇게밖에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소득대체율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소득대체율은 뭐냐 하면 우리가 계속 지금까지 벌어왔던 돈의 평균을 얼마만큼 국민연금 수령액이 보전을 해 주냐, 이걸 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40%라고 그러면 제가 평생 벌어왔던 평균이 100만 원이라고 했을 때 국민연금에서 40%를 준다, 이런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계속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반에는 70%대였어요, 지금 나오고 있지만. 왜냐하면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이 제도가 안착을 하려면 덜 내고 더 주는 방법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면 차츰차츰 이걸 줄여나갔어야 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에 한번 40%로 낮춘 다음에 지금까지 손을 제대로 안 대고 있습니다.

그러면 20년, 10년 이렇게 넘게 오래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보니까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 거예요. 지금 난방비 문제에서도 나온 것처럼 예전에 돈을 써야 될 것들을 안 쓰고 있었으면 이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큰 문제로 우리한테 다가올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더 커지게 됐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커졌냐?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드릴 텐데요. 2055년에 기금이 고갈이 되면 지금의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됐을 때 보험료율이 얼마나 되냐? 26%가 넘게 나올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은 필요보험료율입니다. 이것은 뭐냐 하면 다른 건 다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조정을 했을 때 얼마만큼 해야 되냐, 이건데요. 이걸 계산해 보니까 시나리오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최저 17%에서 24%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대로 유지를 했을 때는 보험료율을 지금보다 최소 2배는 더 높여야지 국민연금이라는 게 존속할 수 있다, 이런 뜻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또 사실 국민연금이라고 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큰손이기도 하고 워낙 운용하는 기금이 크다 보니까. 그런데도 여러 수익사업을 하는데 그게 효과를 보지는 못하는 겁니까?

[기자]
사실 이 부분은 제가 국민연금을 약간 옹호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연금은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서 연금 적립액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금운용본부라는 곳에서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보면 뭐가 제일 중요할까요, 이쪽에서? 역시 수익률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수익률이 중요한데 높은 수익률을 내려면 높은 위험도 따라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원금을 보장하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99.8%를 금융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43%가 주식이고 한 41% 정도가 채권입니다. 이 채권 중에서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국채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국채라는 것은 나라가 보증을 해 주는 거잖아요. 이만큼 시간이 지나면 이만큼의 이자를 붙여서 돌려줄게 하기 때문에 미국 국채 같은 경우에는 아예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를 할 정도로 아주 안전한 자산입니다. 대신 수익률은 아주 낮아요. 코스피에 투자하는 방식도 비슷비슷합니다. 코스피에서 어느 정도 정해진 비율이 있거든요.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비율. 그러면 주가가 낮아졌을 때 투자를 하고요. 주가가 오르게 되면 그 비중도 커지게 되겠죠. 그러면 그만큼은 매각을 합니다. 상당히 기계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안전적으로 운용을 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요. 마이너스가 나올 때도 있고요. 코스피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10% 정도가 되는데요. 이렇게 사고 팔기를 반복하다 보니까 코스피가 위로 쭉 가지 못하는 원인 하나로도 국민연금이 지목이 되거든요. 그런데 국민연금은 증시를 부양하는 역할보다는 역시 원금을 안전하게 불려가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투자수익률을 봐도 2018년, 2022년. 작년이죠. 이때는 마이너스가 났지만 그전에 2019년부터 21년까지 한 10%가량 수익이 나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국민연금이 자산을 운용을 해서 이것을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어느 정도는 분명히 있다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가 국민연금, 사실 대선 공약으로도 많이 등장하는 주제이고 이 얘기가 나오면 항상 많이 얘기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많은데, 그래서일까요? 정부도 기금 고발돼도 못 받는 일은 없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 어떤 정도 신뢰도가 있는 얘기입니까?

[기자]
일단은 못 받을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것이고요. 수익률도 나쁘지 않으니까 못 받지는 않은데요. 이것은 국민연금의 구조를 설명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적립식이 있고 부과식이 있어요. 적립식은 우리가 택한 방식입니다. 뭐냐 하면 국민연금을 막 받아요. 그래서 이것을 적립을 해놨다가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부과식은 뭐냐 하면 연금 대신에 올해 지급한 연급을 지급을 해서 그만큼을 노동자들에게 받는 방식입니다.

이게 두 가지 방식의 차이가 있는데요. 우리 연금이 2055년에 고갈이 된다, 이것은 해외에서 앞선 사례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이제는 부과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방식은 바뀔 수 있어도 국민연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을 거다. 사실상 없을 거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고요.

거기다가 이제는 정치권이나 이런 데서 이것을 지급 보증을 명문화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논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반대 의견도 있고 해서 진전은 없기는 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국가에서 지급을 할 수는 있다고 해도 미래세대에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 이건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정치권 논의도 있고 또 윤석열 정부도 국민연금 개혁 내세우기는 했는데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사실 답이 마땅치가 않죠. 일단은 가장 쉽게 생각하면 지금처럼 내고 덜 받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게 소득대체율이 40%면 사실상 그것으로 어떻게 살아? 이런 논의가 나오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러면 결국에는 더 낼지, 아니면 더 받을지, 더 늦게 받을지. 이걸 조합해서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요. 먼저 더 내는 것, 그러니까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은 사실 이견이 많지 않습니다. 올릴 수밖에 없다는 큰 공감대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요율 결정에 문제가 될 것이고요.

그런데 더 받는 것,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굉장히 큰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노인복지가 사실상 이것밖에 없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소득대체율을 더 높여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데요. 반대쪽에서는 결국에는 미래세대들한테 너무 큰 부담을 지우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굉장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더 늦게 받는 것 하나, 이것은 결국에는 받는 수령 연령을 말하는 것인데 이걸 늘렸을 때 소득 절벽 구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60살에 은퇴를 했는데 65세까지 못 받는다. 그러면 5년 동안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정년 연장이나 아니면 양질의 노인일자리 같은 어떤 사회적 대책도 있어야지 추진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고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이것을 화두로 던진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잘 될 것이냐가 문제인데요. 문재인 정부 때도 연금개혁을 해야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2019년인데 당시에 보험료율을 9%에서 12%로 높여야 된다라고 논의가 나왔거든요. 그런데 3%포인트나 더 내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반발이 커지니까 흐지부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년 4월에 총선이 있죠.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선 전에 이게 어떤 확실한 뚜렷한 결과가 나올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고요. 결국에는 총선이 끝나야 속도를 내지 않겠냐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더 낼지, 더 받을지, 더 늦게 받을지가 화두라면 아마 우리 셋의 생각이 저마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걸 좁혀가는 과정이 좀 필요할 것 같고 확실한 건 고갈 시점과 또 개혁이 필요하다는 건 확인된 것 같습니다.

[기자]
그것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게 법을 바꿔야 되는 문제거든요.

국회의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게 잘 진행되지 않았던 측면들이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다뤄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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