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라이더] '난방비 폭탄' 부른 가스공사...적자에도 배당금은 지급?

2023.02.10 오전 09:13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외 경제 이슈를 알기 쉽게 쏙쏙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금요일의 남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금요일이어서 좋아야 하지만 오늘 다뤄야 할 주제는 조금 화가 나는 주제입니다. 아마도 이번 겨울에 가장 큰 화두는 난방비 폭탄,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스공사의 천문학적인 적자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스공사가 영업이익을 냈대요. 그 금액이 무려 2조 원에 가까운 금액인데 이거 맞는 전망입니까?

[홍기빈]
회계상으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앵커]
회계상으로는 확실히 2조원...

[홍기빈]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수금 말씀을 하셨는데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는 이유가 미수금은 엄청나게 늘었어요. 그러니까 2020년에, 그러니까 지금부터 3년 전이죠. 그때 미수금이 2000억이 안 되는 정도의 액수였는데 2023년 1분기에 지금 예측입니다마는 아마 미수금이 12조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까 3년 동안 미수금이 60배로 늘어나는 셈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일반 기업으로 보면 이건 굉장한 위기 상황이 되는데 지금 회계상으로 보면 분명히 지금 1조가 넘는 돈이 수익으로 났고 그다음에 조금 이따가 말씀을 드리겠지만 쭉 그동안 배당을 해 왔기 때문에 이익이 나면 몇천 억이 되는 돈이 지금 가스공사의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아갈 전망입니다.

[앵커]
화가 나면서도 이해가 안 돼서 계속 좀 여쭙자면 적자라더니 웬 이익이 이렇게 큰가 싶어서 저도 찾아봤더니 이게 가스공사의 특이한 회계처리 방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소장님께서는 회계상의 이익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회계를 처리하길래 그런가요?

[홍기빈]
알겠습니다. 방금 적자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적자가 아니에요, 지금.

[앵커]
그러니까 회계 장부상의 적자는 아니고.

[홍기빈]
미수금이라는 걸 말씀드릴게요. 미수금,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돈이에요. 받아야 할 돈인데 그러니까 일반 기업에서는 손실로 처리를 해야 될 부분인데 가스공사 회계에서는 이게 미수금, 언젠가는 들어올 돈으로 되기 때문에 자산으로 평가가 돼요.

그래서 아주 쉬운 예를 들어서 지금 작년에 가스 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선 가스값 전체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환율이 굉장히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가스를 수입하는 비용은, 다시 말해서 원가는 굉장히 올라갔잖아요. 그런데 가스를 올리는 가스 가격 자체는 그걸 따라가지 못하니까 손실이 중간에 발생했는데 일반 기업은 이걸 손실로 잡아야 되는데 가스공사 회계에서는 이건 언젠가 들어올 돈, 그래서 이 부분을 그냥 이익이 난 걸로 잡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쉽게 제 말로 풀어보자면 받아야 할 돈이 약 9조 원인데 못 받았지만 받았다 치고 이걸 언젠가 들어올 돈이니까 미수금. 언젠가 들어올 돈니까 들어왔다 치고 이익이 나서 그래서 배당금도 주고 했다. 구멍가게도 아니고, 다른 기업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회계 처리 방식이 맞는 겁니까?

[홍기빈]
이것도 사연이 있고요. 또 나름의 정당한 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먼저 이 제도가 생겨난 게 언제냐면 2008년 경제위기 당시예요, 세계 경제 위기 당시예요. 그때도 가스값이 굉장히 올라서 가스공사의 적자가 커질 상황이었는데 이걸 메꾸기 위해서 가스값을 확 올리게 되면 일반 사람들이 많은 충격을 받게 되잖아요. 그때 이 제도가 생긴 겁니다.

그러니까 수입원가와 판매가격이라 차이가 나서손실이 발생하지만 이걸 가격으로 전가시키지 말고 언젠가 들어올 돈으로 잡아서 나중에 국제 가스값이 안정이 되고 어느 정도 가격을 올리면 이게 한 5년, 6년 이렇게 해서 수금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미수금으로 잡자 하는 제도가 그때 생겼다고 해요.

그러니까 여기에 나름의 합리성이 없지는 않은데 만약에 이렇게 하지 않고 이걸 그대로 손실로 하게 되면 국제적인 가스 가격을 반영할 때마다 그 충격이 바로바로 국내 가스 가격으로 충격이 전달되잖아요. 그러니까 이걸 장기간 시간을 두고 어느 정도 충격을 완화하면서 부드럽게 끌고 나간다, 이런 정당화의 논리가 없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런 회계제도가 생긴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 배경에 대한 필요성은 이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드리면서 아는 거 틀렸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질문을 드릴게요. 이게 적자 금액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니까 이해가 된다고 하지만 이게 결국 경영부실화로 이어진 거 아닙니까?

[홍기빈]
그렇죠. 조금 이따가 말씀드리겠지만 가스 가격이 10년, 20년 큰 이변이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 제도가 될 수 있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인 에너지 시장이라는 건 굉장히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미수금이라고 하는 건 앞으로 들어올 돈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앞으로 들어오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면 가스가격을 계속 올려야 돼요. 그래야 들어오거든요. 그러니까 이 미수금을 이익으로 잡았다는 얘기는 앞으로 가스가격을 올려서 이걸 수금을 하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니까 이게 사실은 아까 회계상으로는 그렇다고 말했지만 이 가격을 앞으로 지불해야 될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거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이런 심정이 드는 건 당연한 얘기죠.

[앵커]
그래서 속이 타고 화도 좀 나고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앞서 배당금 말씀해 주셨는데 이 부분도 역시나 논란이 되는 것 같아요. 가스공사 장부상 보면 순이익의 23.5%에서 40.8%까지 주주들에게 배당이 됐습니다. 배당률도 큰 것 같고, 결국 스스로 적자를 키운 게 아닌가라고 어떻게 제가...

[홍기빈]
이 부분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가스공사만의 문제만이 아니고 우리나라 공기업 전체의 쟁점이 될 수 있는데요. 지금 가스공사를 보면 2010년 이후에 아까 말한 미수금 제도가 들어온 이후에 지난 13년 동안 보면 순손실이 났을 때는 물론 배당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순배당이 난 해는 꼬박꼬박 배당을 한 겁니다. 거기다 아까 배당률도 25~40% 상 정도로 되어 있으니까 상당히 큰 배당을 하게 된 건데요. 여기서 제일 큰 주주가 정부하고 전력공사예요.

그러니까 여기서 배당을 한다 하더라도 그쪽으로 돈이 가기는 하는데 이렇게 배당을 하는 게 지금 맞느냐. 공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그런데 가스공사만이 아니고 공기업들 전체에서는 수익이 나면 배당을 하는 원칙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가스공사가 이걸 배당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공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이것도 또 규정대로 하게 되면 이 정도의 액수를 배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논리가 성립이 되는 거죠.

[앵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말한 것도 그 부분인가요? 그러니까 배당금은 공공경영 평가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찾아보겠다고 발언을 했는데 사실상 어떻게 보면 소액주주들한테는 조금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고 결국에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어떻게 방법이 있겠습니까?

[홍기빈]
지금 하도 비판이 거세고 사람들이 굉장히 지금 화가 나 있잖아요. 그러니까 왜 이런 회계를 하느냐.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대로 지금의 관행상으로 보자면 또 이걸 배당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돼 있으니까 이게 정부의 책임자나 이런 분들은 난감하죠. 그런데 배당을 꼭 해야 된다고 하는 건 결국 원칙적으로 보면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문제니까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러면 아까 소액주주들 말씀하셨는데 소액주주들은 당연히 반발을 하죠. 우리가 국익을 생각해서 투자한 거 아니고 우리는 여기서 배당금 받으려고 투자한 건데 꼬박꼬박 배당해 오다가 이번에 안 하면 우리는 뭐냐라는 얘기가 나오니까이분들의 논리도 당연히 성립을 합니다. 그러니까 난감한 상황이 되기는 했습니다.

[앵커]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서민들은 난방비 줄이겠다고 옷 껴 입고 수면양말 신고 난방 온도 낮추고, 여러 가지 노력을 같이 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을 같이해 주면 좋겠고요.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 취업시장 전망을 해 보겠습니다. 채용 플랫폼 인크루트가 기업의 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일단 전체적인 채용 규모는 준 것 같아요. 그래도 올해 채용 시장을 전망을 해 보자면 바늘구멍 뚫기, 이 정도입니까?

[홍기빈]
저는 그렇게 나쁘게 보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사실 걱정하는 분들은 많이 걱정했어요. 지금 물가도 뛰고 있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고, 금리도 높고 그런데. 지금 대기업 부분에서는 한 1% 준 것 같다, 작년에 비해서. 그러니까 생각보다 크게 줄어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채용 계획을 더 많이 채용하겠다, 이런 얘기도 했으니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부정적인 측면도 좀 있어요. 대졸자들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채용하겠다는 그런 계획은 적고 경력직을 뽑겠다는 부분이 더 늘어났고 그다음에 소수의 인원을 상시채용하겠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이게 노동시장에서 취업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해설을 해 보면 나이 드신 분들은 80년대, 90년대 이럴 때 대기업에서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뽑아서 채용했던 기억이 날 겁니다. 어떤 사람이 취업을 해서 하나의 일꾼으로 성장을 하려면 그 훈련비용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기업이 그 훈련비용을 끌어안겠다는 얘기였어요. 대학 졸업한 사람들 바로 뽑아서 일꾼으로 만드는 훈련을 우리 기업 내에서 하겠다는 얘기인데 경력직을 뽑겠다라든가 소수 인원을 상시채용하겠다는 얘기는 준비된 인원만 뽑겠다는 거예요.

[앵커]
그러니까 기업이 어떤 교육에 있어서 투자를 좀 하지 않겠다, 이런 얘기입니까?

[홍기빈]
그 비용을 기업이나 사회로 넘기겠다는 그런 결과를 낳게 되거든요. 그러면 취업자 입장에서는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바로 취업이 되는 게 아니고 기업들이 보기에 내가 매력적인 될 수 있도록 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야 되니까 사실 취업이 되는 양적인 것하고 다르게 준비를 해야 되는 기간이라는 심적 부담 같은 것들은 더 커지게 되는 거죠. [앵커] 한창 일해야 할 청년들이 신입사원으로 막 들어가서 배우고 성장하고, 이런 게 건강할 것 같은데 우려가 되는 상황에서 이 질문도 하나 드릴게요.

사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법인세도 깎아주고, 대기업에 대해서. 이런 혜택도 좀 줬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 뜻은 채용 규모도 좀 늘리고 투자도 확대해라, 이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렇게 되면 대기업의 규모 축소가 좀 아쉽기도 하고 상시 채용이라든지 경력직 채용에 대한 부분도 일정 부분 아쉬운 면이 있네요.

[홍기빈]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은 넓게 얘기하자면 이른바 낙수효과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법인세를 낮춰서 투자가 늘어나서 기업의 이윤이 늘어나면 그게 중소기업도 혜택을 보고 노동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얘기가 되는데 이 얘기가 성립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투자만 늘어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관계 그다음에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의 관계. 다시 말해서 국내에서의 취업을 둘러싼 시장 구조를 바꾸는 일이 같이 이루어져야 돼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위에 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켜켜히 돌이 막고 있다고 하면 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여기 돌이 막고 있는 부분을 모래 측으로 바꾼다든가 하는 국내 시장경제 구조 개선이 같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이런 불평등 구조 같은 것들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설령 투자가 늘어나고 이익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이게 중소기업이라든가 취업시장이라든가 이런 혜택이 오는 국내적인 구조가 막혀 있다고, 이 부분을 반드시 손을 봐야 되겠죠.

[앵커]
소장님 말씀 듣고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불평등한 구조가 더 심화될 수도 있겠다라는 우려도 듭니다. 취업률을 높이는 건 모든 정부의 어떻게 보면 숙원사업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함께 정리를 하면 좋겠습니다.지금까지 금요일의 남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님이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홍기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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