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깡통전세에 세입자 '경매 낙찰' 10년 만에 최대

집주인이 전세금을 떼먹은 전세 사기와 전세보증금이 집값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 등으로 올해 경매에 넘어간 집을 세입자가 직접 낙찰받은 사례가 10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수도권에서 경매에 나온 전셋집을 세입자가 직접 낙찰받은 이른바 '셀프 낙찰'은 모두 8백7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로 올해 건수는 지난해 셀프낙찰 건수 4백27건의 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올해 5백9건의 셀프 낙찰이 이뤄져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등으로 경매에 넘어간 주택의 경우 임차인이 은행 근저당보다 선순위권자로 설정돼 있으면 응찰자가 쉽게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경매 과정 자체가 오래 지연됩니다.

매각 물건 가격을 계속 낮춰도 응찰자가 나서지 않으면 법원이 경매 신청을 기각할 수 있는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전셋집을 낙찰받는 셀프 경매를 택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지옥션 측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피해를 본 곳에서 나가고 싶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보니 차라리 낙찰받아 싼값에 판다든지 본인이 계속 산다든지 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