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 모신다더니.." 89세 母, '효도계약' 안지킨 장남 상대 1,400평 땅 돌려달라

2026.08.18 오후 07:22
- "세금 때문에..생전에 집 처분?" 세제개편發 상속분쟁 급증
- 현직 변호사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말로만 하면 안돼..'효도계약서' 써야"
■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8월 19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태혁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요즘 서울 집값을 보면요. ‘집 한 채’라는 말의 무게가 예전의 집 한 채하고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최근 부동산 세제까지 바뀌면서 집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셈법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도 항소심이 진행 중인 실제 사건입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막내아들에게 아파트 한 채를 물려줬는데 돌아가신 뒤 어머니와 네 딸이 막내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아파트에 우리 몫도 있다,라는 거였죠.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부모가 생전에 이미 준 재산인데도, 다른 가족들이 다시 나눠달라 한다면, 나눠줘야 하는 걸까요? “나를 모시기로 해서 재산을 넘겼는데 정작 재산을 받고나니 그러질 않았다..” 실제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넘겨준 1400평 가량의 땅을 돌려달라며 법정까지 갔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올해 달라진 상속법과, 부동산 세금 문제까지 얽히면서 가족끼리의 ‘말’만 믿고 넘기기엔 따져봐야 할 게 참 많아졌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실제 사건들을 통해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태혁 변호사 (이하 임태혁)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원화 :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상속재산을 놓고 가족끼리 법정까지 가는 경우가 실제 많이 는 것 같은데 첫 번째 사건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아들에게 아파트를 줬는데 돌아가신 다음에 다른 자식들이 본인들 몫을 요구한 케이스거든요. 최근 들어서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 싶은데 어떤 사건이었는지부터 정리해 주시죠. 

■ 임태혁 : 보도에 따르면 아버지가 2019년,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막내아들 부부에게 증여했습니다. 지금 시가로 27억 원쯤 되는, 사실상 아버지 재산의 전부였다고 하는데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구순이 넘은 어머니와 네 딸이 막내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그 아파트에 우리 몫도 있다'는 거죠. 이게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입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고인이 생전에 재산을 한 자녀에게 몰아줬더라도, 남은 가족들이 그 최소한만큼은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1심 법원은 지난 6월, 막내아들이 어머니에게 1억 2천만 원, 누나 네 명에게 각 8천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법원은 어머니와 네 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미 몇 년 전에 증여가 끝난 집인데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라고 본 이유, 그리고 1억2천, 8천이란 이 금액은 어떻게 해서 매겨진 건가요?

■ 임태혁 : 핵심은 '생전 증여도 유류분 계산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상속은 고인의 사망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생전 증여는 고인이 살아있을 때 한 것으로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법은 상속인에게 미리 준 재산, 이른바 특별수익을 계산에 다시 넣습니다. 몇 년 전 끝난 증여라도요. 재판부도 이 아파트가 사실상 유일한 재산이고 미리 나눠준 상속재산으로 볼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금액 구조는 남긴 재산에 생전 증여분을 더해서 전체 파이를 만들고 각자의 법정상속분을 구한 뒤에, 그 절반을 유류분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고인이 남긴 재산이 어느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어머니가 1억 2천 만원으로, 딸들에 비해 1. 5배를 받게 되신 것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이 자녀들의 상속분보다 1. 5배 많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유류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만 올해 3월부터 상속법이 크게 바뀌면서, 법도 꽤 크게 달라졌잖아요?
        
■ 임태혁 : 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상속법의 핵심은 두 가지 방향입니다. '자격 없는 가족은 못 받게, 애쓴 가족은 더 받게'입니다. 첫째, 유류분 상실. 부모를 학대하거나 부양 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은 최소한의 몫인 유류분조차 잃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연을 끊었던 가족이 갑자기 나타나 상속을 주장하는 걸 막자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연장선이죠. 둘째, 기여분 반영입니다. 부모를 특별히 부양하고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받은 재산은,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빠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기여분 반영'이, 방금 본 사건 같은 유형에서는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변수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방금 본 사건에서 만약 막내아들이 “내가 오랫동안 부모님을 모셨고, 나머지 가족들은 기여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을 모신 거에 대한 대가다.” 이렇다고 한다면 유류분 소송의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 임태혁 : 이론적으로는 가능성 있습니다. 바뀐 법에서는 그 증여가 특별한 부양과 기여의 '대가'였다는 점이 인정되면, 그만큼 유류분 반환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아무 효도나 기여로 쳐주지는 않습니다. 가족이라면 통상 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 수십 년 동거나 간병 전담 같은 사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분명히 해 둘 것은, 실제 이 사건에서 막내아들이 그런 주장을 했다는 뜻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바뀐 법 아래에서의 가정입니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인데 결국 증여의 성격을 어떻게 볼지, 가액 평가가 적정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래서 두 번째 사건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아예 부모 부양 약속 자체가 재산 분쟁의 불씨가 된 사건인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임태혁 : 네, 보도에 따르면 충북 충주의 89세 어머니가 장남을 상대로, 7년 전 넘겨준 1,400평가량의 땅을 돌려달라는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을 냈습니다. 어머니 주장은 이겁니다. '증여한 게 아니라, 나를 모시는 조건으로 이름만 맡겨둔 것이다. 그런데 재산을 받고 나니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병원비도 집안일도 다른 자식들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니 돌려달라며 법정까지 간 겁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결국 어머니는 이 땅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재판부가 “명의신탁이라 보기 어렵다” 판단한건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거죠?

■ 임태혁 : 법원이 본 건 '말'이 아니라 객관적인 흔적이었습니다. 등기는 장남 앞으로 넘어가 있고, 증여세와 취득세도 장남이 직접 냈습니다. 세금까지 내 가며 받았다는 건 진짜 증여였다는 정황이죠. 반면 '모시는 조건'이라는 약속은 계약서 같은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명의신탁으로 보기 어려웠던 겁니다. 냉정하게 들리시겠지만, 가족 간 소송일수록 법원은 서류와 기록으로 판단합니다. 입증되지 않는 마음속 약속은, 법정에서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넘기면서 “대신에 나를 끝까지, 제대로 모셔라” 말로만 하면 위험한 거예요? 

■ 임태혁 : 네, 말로만 하면 위험합니다. 분쟁이 생기면 남는 건 등기와 세금 기록뿐이거든요. 재산을 넘기며 부양을 조건으로 걸려면 이른바 효도계약, 정확히는 '부담부 증여' 계약서를 써야 합니다. 서면에는 세 가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무엇을 주는지. 어떤 부양을 하는지, '잘 모신다'가 아니라 함께 거주한다, 매달 생활비 얼마, 병원비 부담처럼 지켰는지 확인할 수 있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기면 증여를 해제하고 반환한다'는 조항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이런 서면 약정을 어긴 아들에게서 부모가 재산을 돌려받도록 판결한 적이 있습니다. 문서 한 장 차이로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 이원화 : 이 문제를 보다 보니까,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개편안도 상속을 준비하는 분들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순 없을 것 같거든요. 큰 방향을 보면 갖고만 있지 말고 실제 살아라에 방점이 찍혀있잖아요. 물론 이번 세제개편안 때문에 상속분쟁이 늘어난다, 직접 연결하기엔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상속, 증여를 둘러싼 가족들의 셈법에는 상당한 영향을 주겠다 싶거든요? 어떤 부분을 특히 눈여겨봐야 할까요?

■ 임태혁 : 상속·증여 관점에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세금 기준이 '몇 채 가졌느냐'에서 '얼마짜리에 실제 사느냐'로 바뀌었습니다. 실거주 1주택은 부담을 덜고, 살지 않는 집은 보유 혜택이 줄어듭니다. 양도세 감면도 보유가 아니라 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편되고요. 둘째, 그래서 물려주는 쪽도 받는 쪽도 '거주'가 변수가 됐습니다. 물려받아도 실제 살지 않으면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으니, 누구에게 넘길지보다 누가 거기 살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셋째, 만 65세 이상이 수도권 집을 팔고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최대 5억 원까지 한시 감면해 주는 특례입니다. 생전에 집을 팔아 정리하는 선택지가 넓어진 건데, 바로 이 '생전 처분'이 유언 문제와 만나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상속을 준비하다 보면 세금 말고도 아주 현실적인 변수가 하나 있잖아요. 부모가 유언을 써놓은 뒤에, 사정이 바뀌어서 그 재산을 생전에 처분하게 되는 경우, 실제 이 문제를 두고 대법원까지 간 사건도 있었죠?

■ 임태혁 : 네, 아버지가 자필 유언장을 남겼습니다. 오랫동안 자신을 돌본 자녀에게 부동산을 더 많이 물려준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그 뒤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생전에 그 부동산을 팔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분쟁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유언 대상을 팔았으니 유언은 철회됐고, 매매대금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누자'. 그리고 '유언의 뜻은 살아 있으니 그 돈도 유언 비율대로 나눠야 한다'. 하급심은 철회로 봤지만 대법원은 달랐습니다. 팔았다고 곧바로 유언이 철회로 단정해선 안 되고, 매매대금이 그 부동산의 옷만 갈아입은 돈인 데다 유언자가 그 돈에도 유언의 뜻을 미치게 하려 했다면 유언은 유효하다는 겁니다. 실제 이 아버지는 사망 19일 전, 암 투병 중에 판 것이라 그 돈을 달리 쓸 사정도 아니었거든요. 형식이 아니라 고인의 진짜 뜻을 보라는 판결입니다.

□ 이원화 : 방금 본 판결이, 앞으로는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게 이번 세제개편안을 보면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수도권 집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최대 50%, 최대 5억까지 감면하는 내용이 들어있잖아요. 그러면 앞으로 고령층이 세금이나 노후생활을 고려해서 살던 집을 생전에 팔아버리는 경우, 유언을 반드시 다시 써야 할까요? 아니면 그 뜻은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는 겁니까?
 
■ 임태혁 : 결론은 '뜻은 살아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다시 쓰는 게 맞다'입니다. 유언자의 의사가 인정되면 매매대금에도 효력이 미칠 수 있지만, 그건 소송을 거쳐 입증해야 얻는 결론입니다. 판 돈으로 다른 집을 샀다면,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면, 남은 돈이 어디까지인지부터 다툼이 되겠죠. 특히 집을 팔고 이주하는 고령층은 판 돈이 노후 생활비와 섞이기 쉬워서, 유언의 뜻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훨씬 애매해집니다. 유언장을 다시 쓰는 건 반나절이면 되지만, 소송은 몇 년이 걸립니다. 재산의 형태가 크게 바뀌면 유언장도 고쳐 두는 것, 이게 가장 싸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 이원화 : 또 하나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 짚어보죠. 무주택자인 사람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집 지분의 10%를 상속받은 거예요. 그런데 전세대출을 연장하려고 보니 1주택자로 잡혀서 2억원을 상환하라, 통보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하거든요. 집 전체도 아니고, 지분 조금 받는 건데, 유주택자가 됐다.. 상속받을 때는 생각도 못했던 문제일 것 같은데요.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 임태혁 : 복잡한 문제입니다. 제도마다 '유주택자'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법은 너그럽습니다. 양도세는 공동상속주택이면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만 주택 수에 넣고, 종부세·취득세도 상속주택은 일정 기간, 일정 지분까지 빼 줍니다. 그런데 은행 대출 심사는 지분이 단 1%만 있어도 유주택자로 봅니다. 전세대출이 무주택자에겐 규제가 없지만 1주택자는 한도가 2억 원이라, 4억을 빌려 쓰던 분이 지분 10%를 상속받는 순간 2억을 갚으라는 통보를 받게 되는 거죠. 대응은 두 가지입니다. 정부가 상속 소수지분을 처분하면 주택 이력을 지워주는 개선을 추진 중이니, 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넘겨 정리하는 게 우선 현실적이고요. 근본적으로는 상속재산을 나눌 때 누가 지분을 받을지를 대출과 세금까지 놓고 정해야 합니다. 전세대출을 쓰는 무주택 자녀에게 지분을 주는 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짐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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