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타에 성추행까지...의경 자살기도

2008.06.09 오전 09:01
[앵커멘트]

부대 폭력을 뿌리뽑겠다는 경찰의 거듭된 다짐에도 불구하고 전의경 부대에서의 가혹 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찰 기동대 생활을 갓 시작한 의경이 부대 안에서 주먹질을 당하고 성추행에도 시달리다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기동대에서 의경으로 복무 중인 19살 A 군.

전입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중순 선임자들에게 여러차례에 걸쳐 머리와 가슴을 두들겨 맞았습니다.

고참들이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로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한달 동안 괴롭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A 군, 구타 피해자]
"괴롭힘과 집단 구타, 따돌림, 그런 걸 한 달 동안 계속 참았었습니다."

심지어 내무반에서는 성추행도 당했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A 군은 유서를 쓰고 자해까지 시도했습니다.

[인터뷰:A 군, 구타 피해자]
"그 부대와 관련된 곳으로는 그 근처로는 가기도 싫습니다. 진짜 제가 죽을 때까지 근처도 가기 싫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가혹 행위를 24시간 감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실토했습니다.

[인터뷰:부대 관계자 B]
"나중에 진술을 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인지를 해서 보고한 거죠."

현재 A 군은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로 3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해 있습니다.

멀쩡했던 아들이 한때 가족조차 몰라볼 정도로 쇠약해지자 아버지는 직장도 팽개치고 서울로 올라와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인터뷰:피해자 아버지]
"제가 이런 일을 생전 처음 당하는 일이고, 설마 우리 아들이 군대를 가서 이런 일을 당했으리라고는 짐작을 못했습니다."

해당 부대는 감찰에 나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 5명에 대해 영창 15일 등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또 이들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형사 고발했습니다.

[인터뷰:부대 관계자 C]
"다리 한 대 치고, 가슴치고 했던 것, 참기름 가지고 와라 해서 얼굴 비볐던 사실 인정해요 그리고 관리를 못했던 것도 인정하고..."

경찰청은 지난 1월 '진급식 집단구타' 사건 이후 전의경 부대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무색하게 전의경 부대에서는 괴롭힘과 폭행 등 가혹 행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김도원[dohwon@ytn.co.kr]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