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리 한우에는 황소뿐만 아니라 칡소와 흑소, 흰소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특히 칡소와 흑소는 일제가 잡종으로 분류해 지금은 불과 300 리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농촌진흥청 축산 연구진이 첨단 수정란 이식 기술을 통해 사라져 가는 토종 한우를 대량 증식한다는 소식입니다.
조영권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 나오는 얼룩빼기 황소, 그리고 박목월 시인의 '얼룩송아지'는 모두 우리 한우의 일종인 칡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와 노랫말에 들어갈 정도로 정감어린 우리 한우, 칡소를 비롯해서 흑소나 흰소와 같은 토종 한우들이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때는 다름 아닌 일제 강점기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8만여 마리나 됐던 흑소와 칡소는 현재 전국에서 3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912년 조선총독부는 일본 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소와 구분한다며 조선의 소를 적갈색 황소로 지정하고 다른 소들은 모두 잡종으로 분류했습니다.
결국 농가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칡소와 흑소, 흰소의 사육을 기피하면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조창연,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시험장]
"일제가 편의적 기준으로 규정하면서 칡소와 흑소, 흰소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칡소와 흑소는 황소에 비해 골격이 크고 힘이 좋은 데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따라 칡소와 흑소의 우수한 유전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 증식 사업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첨단 수정란 이식 기술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토종 칡소와 흑소의 순수한 혈통을 확보하고 대량 증식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손동수,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시험장장]
"칡소와 흑소의 수정란을 한우에 이식해 좋은 혈통의 토종 한우를 대량 증식할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계획에 따라 4년 뒤면 뛰어난 유전 형질을 가진 칡소와 흑소 100여 마리를 확보하는 데 이어 10년 뒤에는 적어도 10만 마리 이상 기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YTN 조영권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