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술마셔서 감형"...아동성폭력 해마다 증가

2009.10.01 오후 02:16
[앵커멘트]

어린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이 들끓습니다.

하지만 처벌 기준이 여전히 미흡한 가운데 어린이 성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민들을 경악시킨 이른바 '나영이 사건'.

그러나 비단 나영이 만의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13살 미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를 조사했더니 지난 2005년 738건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1,200건이 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500건에 가까운 아동 성폭력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이 기간 가해자의 재범률도 크게 늘어 10명 중 2명 이상이 한 차례 이상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처벌 수위는 턱없이 낮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13살 미만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절반이 넘는 58.2%가 징역형이 아닌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7월 성폭력 범죄자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양형기준이 마련됐는데 이 역시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가중 사유가 있을 경우에도 최대 징역 11년을 선고하도록 규정돼 있고, 이번처럼 무기징역이 고려될 정도로 범행이 악랄하더라도 술을 마셨다면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절반 정도 감해지게 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어린이들이다 보니 성인에 비해 진술 능력이 떨어져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녹취:이윤상, 성폭력상담소 소장]
"아동의 진술을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는 이유로 아동의 증거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서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는 이런 일이 현장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피해 어린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해 볼 때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성폭행범 조사와 처벌이 시급합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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