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부녀자와 어린아이 등 무려 13명의 목숨을 빼앗은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3년간의 독방 생활로 무력감이 쌓인데다 최근 사형 집행 여론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목이 끈에 졸린 흔적 외에 다른 사인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정남규가 수감자들에게 지급되는 쓰레기 봉투를 꼬아 끈을 만들어 스스로 목을 맸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가 어린아이와 부녀자 등 13명을 잔인하게 살해했고, 재판정에서는 "빨리 사형을 집행하라"며 호기까지 부렸다는 점에서 자살 배경에 대한 의구심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 유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남긴 글에서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정 씨의 노트에는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덧 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이라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법무부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희망이 최근 조두순 사건 등으로 높아진 극악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 여론 때문에 무너졌고, 이것이 심리적인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형 집행 여론이 자살 의도가 없던 정 씨를 급작스런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3년간의 독방 생활로 삶의 의지를 잃고, 무력감이 쌓이면서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진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녹취:표창원, 경찰대 교수]
"자신의 삶에서 자극이나 변화나 삶을 이끌어 나갈 요소가 전혀 없는 교도소 생활에서의 어려움 등 이러한 심리적인 압박이나 두려움을 견뎌내지 못하는 유약함이 아무래도 자살의 배경이라고
봅니다."
사형이 확정된지 2년 7개월 만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정남규, 사형제 존폐 논란과 함께 교도 행정의 문제 등도 다시 불거질 전망입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