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임시 고용직을 전전하는 청년 구직자들, 이른바 서러운 '88만원 세대'가 노동조합을 결성했습니다.
노동부의 노조 설립신고 통과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 있지만 이들은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운동 등 청년 구직자들의 권익 향상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보도에 이상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 입학 이후 꾸준히 과외를 해 돈을 벌었지만 이미 학자금 대출이 천2백만원이나 되는 김형근 씨.
청년 취업난으로 번듯한 직장도 없이 아르바이트나 임시직을 전전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군 입대를 앞둔 자신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인터뷰:김형근, '청년 유니온' 조합원]
"임시직 인턴을 잠깐 한다거나, 비정규직으로 취직되는 경우가 많고, 대졸초임 삭감처럼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로 임금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난주 토요일 서울의 한 교회 건물, 김 씨와 생각이 비슷한 청년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의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유니온'의 창립 총회입니다.
일반 노조와 달리 정해진 사업장 없이 주유소나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또는 과외 등을 하는 15~39살의 청년이 조합원인 세대노조, 지역노조입니다.
[인터뷰: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
"저희는 억울함이라고 생각을 해요. 청년실업도 나날이 높아지고 높은 등록금 때문에 빚도 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정부나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눈이 높다, 혹은 보수화됐다는 식으로 청년덜의 현실을 보지 않은 대 호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청년유니온'은 아르바이트생의 월급 분쟁에서부터 산업별 단체협상과 최저임금 인상 운동까지 '88만원 세대'의 권익을 적극 대변할 계획입니다.
오는 18일 노동부에 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해 신고필증을 받으면 정식 노조로 활동하게 됩니다.
대법원이 조합원의 자격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국공무원노조의 예를 볼 때 노동부의 설립 심사는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청년유니온'은 조합원 60명으로 출발한 작은 조직이지만 언젠가는 청년층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는데 적지않은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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