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난방비 아끼려다"...저소득층 화재 무방비

2011.12.13 오후 04:09
[앵커멘트]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와 10대 시각장애인 손자가 있던 집에서 불이 나, 손자가 숨지고, 할머니가 다쳤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아 생활하면서 난방비를 아끼려고, 낚시용 손난로를 켜둔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조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이자 지적장애인인 18살 박 모 군의 집입니다.

10여 제곱미터 되는 좁은 방이 시커먼 재로 변했습니다.

아버지가 나간 사이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와 함께 있다가 불이 나면서 박 군이 숨지고, 할머니 83살 원 모씨가 다친 겁니다.

화재 원인은 집 안에 켜뒀던 낚시용 손난로로 추정됩니다.

[인터뷰:박 모 군의 아버지]
"추워서, 제가 잠깐 외출한 사이에 전기장판은 바닥만 따뜻하니까, 따뜻하게 해주려고 손난로를 켜준게..."

박 군의 아버지는 치매 증상의 어머니와 장애인 아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일을 다니지 못해 매달 기초생활지원금 56만 원으로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겨울철에 추가로 나오는 난방비는 단 5만 원.

난방비를 아끼려고 켰던 손난로가 소중한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겁니다.

난방비 고민을 하는 건 박 군 가족 뿐만이 아닙니다.

저소득 가구 대부분이 이렇게 기름으로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으로 겨울을 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화재 위험성이 높은 간이 난로나 낡은 전기 장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건옥,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기온이) 영하 몇 도다 하면 켜고, 2도나 3도 되면 꺼요. 그냥 안 떼고 있으면 이불 속에 누워 있어도 추우니까 이런데가 꽁꽁 얼어."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17만 원 정도의 에너지 쿠폰을 지급하는 에너지 복지법을 마련했지만, 올해 국회 통과는 어려운 상황.

[인터뷰:최종남, 사회복지사]
"기초수급자 같은 경우 노인분들이나 장애인, 질병자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 만으로는 많이 어려워 하세요."

가뜩이나 추운 겨울, 저소득층 주민들은 화재 위험에까지 노출된 채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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