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2010년 구제역으로 젖소를 잃은 낙농인들이 호주에서 젖소 수입을 추진하다가 수십억 원을 떼일 위기에 놓였습니다.
수입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금을 건넸는데, 수입업자가 잠적해버린 겁니다.
조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0년 구제역으로 젖소 백 마리 가까이를 매몰 처분한 최병철 씨.
정부에서 준 보상금으로 호주에서 젖소를 들여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구제역으로 국내 젖소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구하기도 어려워진 데다 젖소값까지 급등해, 보상금으로는 살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병철, 노력목장 사장]
"국내에서는 소가 없으니까, 다 죽어서. 그만한 소도 없을 것이라고 해서 신청한 것입니다."
인근에서 구제역 피해를 입은 젖소 농가 55곳이 동참했습니다.
농민들은 도움을 주겠다며 등장한 수입업자에게 계약금으로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 24억 원을 내줬습니다.
전체 젖소값의 50% 수준이었습니다.
수입업자에게 계약금을 건넨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젖소 농가들은 여전히 새로 키울 젖소를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호주 정부가 우리 축산농가의 열악한 양육 환경과 젖소 학대 등을 이유로 수출을 거부하면서, 젖소 반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수입업자는 미리 받은 9억 원을 갖고 잠적했고, 통장에 있던 15억 원까지 어디론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인터뷰:김희동, 구제역 피해농가 대책위원장]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명의 통장에 있는 돈까지도 다른 곳으로 빼돌려 24억 원을 모두 못 주겠다고..."
젖소도 잃고, 젖소를 살 돈까지 떼일 위기에 처한 농민들.
경찰은 피해 농민들의 진정을 접수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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