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프로포폴' 관리 허술...제도 보완 시급

2013.02.16 오전 05:02
[앵커멘트]

검찰은 최근 병원에서 전신마취제로 쓰이는 프로포폴의 불법 투약 사범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뒤늦게 마약류로 지정되긴 했지만, 프로포폴 관리가 아직 허술해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9월, 서울 강남 성형외과 원장 등 의사 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프로포폴을 불법 시술하고 약값을 40배까지 부풀려 억대의 수익을 챙긴 혐의였는데, 적용된 법 조항은 의료법이었습니다.

중독성이 강한 프로포폴을 마구잡이로 주사하며 폭리를 취했지만, 결국 의료면허가 없는 간호사 등을 시켜 주사를 놔준 혐의만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성형외과 원장(2010년 기소)]
"그 당시에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뭔가를 해야 하니까 한 게 뭐냐면 이거를 간호사가 주사했기 때문에 그게 의료법 위반이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는 2년 전과 처벌 기준이 다릅니다.

2011년 2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면서, 불법 투약에 대한 수사가 가능해졌습니다.

검찰은 불법 투약 집중 단속에 나섰고 지난해 압수한 프로포폴 주사액은 2만 앰플로 2011년보다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검찰은 서울 강남 성형외과 등 병원 10여 곳을 압수 수색한 데 이어, 최근까지 병원 관계자들과 연예인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모발 감정과 같은 일반 마약 수사 방식으로는 불법 투약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병원 진료와 시술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합법 마약이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의 불법 사용을 적발하는 게 쉽지 않으며, 일부 돈벌이에 눈먼 의사들이 무분별하게 오남용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로포폴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부 의료인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소규모 병원에도 종합병원 수준의 엄격한 관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김동원,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종합병원 같은 경우는 이중삼중의 감시를 합니다. 이런 것들을 감시하고 하는 일은 훈련을 정확하게 받은 마취과 의사가 있는 곳에서 정확한 전문인이 사용해야만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보건 당국의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도록 병의원 프로포폴 관리대장을 전산화하는 것도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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