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 기사들이 조직을 만든 뒤 이른바 '목 좋은 곳'을 독차지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호객 행위나 바가지요금 등 불법을 일삼고 있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학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회사의 수원공장 정문 앞.
퇴근 때가 되자 청년 두 명이 호객 행위에 나섭니다.
아예 대놓고 다른 택시 승객을 끌어옵니다.
[인터뷰:불법 택시기사]
"서울, 인천, 분당 가요. 어디 가세요?"
(공항이요.)
"이거 타시면 돼요 그건 시내가는 차고 이게 장거리 가는 차에요."
이 택시들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가로등 뒤에 차를 세워 놓고 장거리 승객을 태우는 것입니다.
번호판이 단속 카메라에 찍히지 않도록 교묘하게 주차했습니다.
밤 11시가 넘어가자 도로는 무법지대로 변합니다.
같은 스티커가 붙은 택시 24대가 정문 앞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다른 택시는 아예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인터뷰:불법 택시기사]
"우리가 없다면 여기서 손님을 태우고 가도 상관없어요."
(여기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어요?)
"예, 정해져 있으니까, 말싸움하자는 거야 지금? 불법장거리 영업차라구. 개***야 몰라?"
무전기를 이용한 불법콜영업 행위도 서슴지 않습니다.
[인터뷰:콜 무전]
"손님 오십니다. 강남역 이동 가능한 차량?"
바가지요금도 빠지지 않습니다.
외국인이 타면 미터기를 조작해 몇 배의 요금을 받습니다.
시속 백칠팔십 킬로의 총알 운행도 다반사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이 회사 신입연구원이 사고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택시기사]
"그 손님을 모시고 가다 돌아가셨죠 교통사고로. (차 대면) 서너명이 달려붙고 와서 협박하고 차를 안빼면 내가 맞아죽을 것 같으니까..."
이른바 '하나회'란 조직에 소속된 이 택시 기사들은 매달 정기모임을 하며 조직적으로 행동합니다.
이 때문에 다른 기사들은 기세에 눌려 항의도 못 하는 실정입니다.
이들이 활개치는 자리에는 당국의 불법행위단속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지만, 단속은 요원합니다.
세계적인 기업을 찾는 외국인 바이어와 회사직원, 그리고 대다수 선량한 택시기사들은 이들의 조직적인 불법행위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YTN 김학무[mo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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