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민주노총 본부 건물에서 빠져나온 철도노조 지도부 가운데 일부가 불교 조계종의 대표 사찰인 조계사로 피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계종 측은 일단 노조원들을 강제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경찰은 주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2일 경찰은 철도노조 집행부를 체포하려고 12시간 동안 극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민주노총 본부에 진입했지만, 한 명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철도노조 지도부 가운데 일부가 서울 조계사로 피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박태만 수석부위원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조계종 관계자]
"(철도노조 지도부 가운데에는) 수석부위원장 한 분 들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찰도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해 어제저녁부터 조계사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했다가 지도부 검거에 실패한 만큼 종교시설인 조계사에까지는 진입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계종 측은 일단 경내로 들어온 노조원들을 강제로 나가게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터뷰:조계종 총무원 관계자]
"힘든 노동자들이 들어온 상태니까 보호가 된 상태입니다. 더 이상 여기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처지고요."
(혹시 내보내실 계획은 있으신가요?)
"그런 건 없고요."
앞서 재작년에는 직장폐쇄 사태를 겪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로 수배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한 적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절을 피신처로 선택한 철도노조 지도부.
조계사가 불교계의 성지로 여겨지는 장소인 만큼 경찰도 섣불리 체포에 나서기 어려워 장기농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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