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로명 주소'...혼란 어떨게 줄일까?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2014.01.03 오후 01:23
[앵커]

정부가 4000억 원이 넘는 홍보예산을 썼다는도로명 주소 체계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앵커]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의 조명래 교수 모셨습니다.

안전행정부 쪽에도 나오십사 했는데 일단 나오지 않겠다고 해서 조명래 교수와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올해부터 새롭게 1월 1일부터 시행된 것 아닙니까?

전면적으로 시행이 됐는데 주소라는 게 우리 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건데 104년 만에 새로운 개편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로 이번에 도로명주소로 한 겁니까?

불편하게 만든 겁니까?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의 주소는 이른바 지번주소.

땅에 번호를 붙여쓰는 주소인데요.

그 주소가 104년 전 일제시대 때 처음 도입된 겁니다.

그때 주로 세금을 거두기 위해서 땅에 토지순서를 붙이면서 도입된 주소였는데 그게 근대화를 거치면서 필지들이 개발되고 나눠지고 그러면서 지번주소가 정보로서의 체계성이라 든가 예측가능성이 사라졌던 겁니다.

1번지 바로 옆에 2번지가 오는 게 아니라 80번지가 오거나 70번지가 오거나 이렇게 되면서 이게 주소를 이용해서 뭔가 행정적으로 관리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서 사실 지번주소를 대체하기 위한 고민은이미 70년대 부터 고민을 해 오다가 현재와 같은 도로명 주소로의 전환은 95년부터 이미 생활주소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다가 2007년에 법을 제정해서 도로명 주소법을 제정해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그런 단계가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도로명 주소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번주소는 면에 대한 주소입니다.

그러니까 면의 번호토지에 순서를 붙여서 쓰는 주소라면 도로명주소는 도로선을 따라서 좌우에 있는 건축물의 순서를 매겨서 주소를 쓰는 그런 방식이 됩니다.

따라서 면에서 선으로의 주소체계가 바뀌었다, 그다음 땅의 순서에서 건축물의 순서로 주소가 바뀌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면에서 선으로 땅에서 건축물로...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지금 시점에서 지번주소에서 도로명주소체계로 전면적으로 도입한 것에 대해 찬성하시는 입장이십니까?

[인터뷰]

전반적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번주소체계가 문제점이 많았기 때문에 사실 도로명주소로 전환하는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 모두들 공감하고 동의를 합니다마는 여전히 추진방법이라든가 실제 현실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문제 측면에서는 검토할 부분이 많았었는데 이 부분이 여전히 아직 미진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가장 미진한 게 어떤 거예요,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인터뷰]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가 오랜동안 수천년 동안 사실 지명이라는 걸 써왔거든요.

지명을 가지고 위치를 확인하는 이런 생활을 해 왔는데 이걸 선을 가지고 건축물의 순서를 확인하는 그런 주소로의 전환이라는 것이 우리 오래된 공간인식 방법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어느 동네 느티나무 밑에 바위 옆에 이런 식으로 하지 무슨 도로 옆에 몇 번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 다음에 도로명주소가 현실적으로 보면 상당히 체계적으로 되어 있습니다마는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정부에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고 선진적이라고 합니다마는 주소라는 것이 일반인이 이용할 때는 그렇게 아주 체계적으로 인식해서 주소를 인식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심한 것은 너무 위계적이고 특히 스케일이 큽니다.

주소를 다 인식하려면 큰 지역을 한꺼번에 생각을 해야 그 주소 위계순서에 따라서 내가 어디 있는지 혹은 어디 주소가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를테면 대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로 같은 경우에는 통일대교 같은 경우에는 파주까지 갑니다.

몇 십킬로 구간에서 도로 순서를 다 확인해서 낮은 도로의 번화를 확인하고 한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 쉽지 않은이런 문제가 있는 것이죠.

[앵커]

행정편의주의다 이런 얘기가 나오겠군요.

[인터뷰]

그것도 있고 그다음에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도시라는 것이 서구식의 도로를 중심으로 해서 도시가 발달된 것이 아니라 서울 같은 경우에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해서 도시가 발달된 대표적인 그런 도시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도시지역에 가게 된다면 다시 말씀드려서 골목길이 많은 데 가면 도로명 주소를 가지고 주소찾기가 쉽지 않은그런 문제가 있죠.

[앵커]

앞서서 저희가 도로명 주소와 관련해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는 했는데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도 있거든요.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도로명주소 인지도를 한번 물어봤습니다.

잘 모른다가 65%, 사용한 적이 없다 76% 이렇게 나왔습니다.

안전행정부에서 조사한 겁니다.

[앵커]

도로명주소 활용도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공공기관에서는 73.7%가 활용을 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는 86.2%.

그리고 공공기관과 지자체는 상당히 높은 데 반해서 민간 부분은 23.4% 에 불과합니다, 활용도가...

다음에 도로명 주소 표기 활용 우편물인데요.

2012년에는 13.7%, 그리고 지난해 9월 말 현재 16.5%입니다.

별로 그렇게 크게 늘지 않았어요.

그만큼 일반인들 국민들에게는 와닿지 않는 개념이 아닐까 싶은데요.

[인터뷰]

앞에서 제가 간단하게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사실 95년도부터 생활주소라는 이름으로 이미 추진해 왔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도 수용도가 낮아서 국회에서 많은 문제점을 제기했었는데요.

정부에서는 이게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해서 2006년에 법을 제정하고 2007년부터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렇게 길게는 20년, 짧게는 10년 준비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일반 시민들은 도로명 주소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죠.

[앵커]

이게 법조항의 문제가 아닌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올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것도 전면시행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공공기관에서만 전면시행하는 것이고 민간기관은, 민간인들은 여전히 그냥 자기가 알아서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오늘도 사실 안전행정부에서 오셔서 이게 어떻게 되는 건지 설명도 해 주시고 또 실제로 불편한 것들 개선사항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저희가 들어보려고 오시라고 그랬더니 안 오시는 거예요.

이런 자리 와서 자꾸 얘기를 하고 해야 할 텐데 왜 그런건가요?

돈은 4000억씩이나 썼다고 하는데...

[인터뷰]

사실 이게 어떤 면에서 본다면 아주 체계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많은 준비를 하는 만큼이나 새 제도를 쉽게 우리 국민들이 쓸 수 있도록 여러 방법으로 사실 교육시키고 홍보를 했어야 하는데 아까 4000억을 홍보비로 썼다고 하지만 홍보비로 쓴 것은 아니고 각종시설을 설치하거나 장부를 정리하는 데 썼고 홍보비가 일부 포함됐습니다마는 사실 이 제도가 바뀌어서 정보가 대국민 교육과 홍보는 제가 보기에도 소홀해 보였어요.

[앵커]

지금 저게 홍보동영상인데 동영상을 보면 쉽게 설명되어 있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현실적으로 건물이 저렇게 체계적으로 일률적으로 되어 있지 않잖아요.

[앵커]

외국집이죠, 이거...

[인터뷰]

그렇죠.

저도 영국에서 생활해 봤습니다마는 영국 같은 데서는 집 자체가 도로를 접할 수 있고 집을 더 가게 도로로 접하게 되어 있고 모든 것이 도로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는 마당이 있고 이럽니다.

골목이 많고 도로를 중심으로 하는 이런 공간문화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봅니다.

[앵커]

안전행정부에서 오시라도 해도 안 오셨으니까 조명래 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도로명주소 체계 혼란스러워하시는 분을 위해서 친절하게...

정부에서 안 하면 저희라도 해야 되는 것 같은데 좀 설명을 해 주십시오.

[인터뷰]

일단 화면을 보면 설명드려야겠죠.

[앵커]

실제 사례를 저희가 들어볼 텐데요.

[인터뷰]

화면을 보시면 크게는 도로가 3위계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큰 게 대로라고 부르는 것이고 8차로 이상 40m 이상이고 그다음 대로 밑에는 로가 있습니다.

로는 2차에서 7차로 사이고...

그 다음 왕복 12m 이상이고...

그 다음에 그 밑에 길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로, 로, 길 이런 식으로 해서 도로 위계가 주어지고 그 다음에 도로 위에 있는 건축물의 주소는 우측으로 짝수번호로 주어지고 그림에서 보다시피, 2, 4, 6짝수번호로 주어지고 좌측으로는 홀수번호가 주어집니다.

이랬을 때 좌우 구분하는 방법은 도로방향을 가지고 합니다.

도로방향을 기점을 남에서 북, 남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잡아서 좌우를 판정하고 그 다음에 서에서 동으로 가는 방향을 잡아서 좌우를 정합니다.

[앵커]

시작은 항상 남에서 시작하는 군요.

[인터뷰]

그리고 번호가 2에서 4, 4에서 6으로 증가할 때는 그 구간이20m입니다.

20m 마다 번호가 2개씩 증가하는 것이죠.

[앵커]

이게 동서남북까지도 다 파악해야 되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리고 20m 구간 내에는 현재 지금 보면 2번이라는 건물번호가 주어져있습니다마는 사실 20m 구간 속에는 여러 건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뒤에 번호를 다시 순서를 매겨서 다시 또 번호를 붙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게 대로, 로, 길.

그 다음에 도로진행방향에 따라서 좌우에 짝수번호, 홀수번호 붙이고...

[앵커]

그러면 실제로 어떻게 표기되는 지 보도록 하죠.

[인터뷰]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지번주소는 예에서 보다시피 남면 양잠리라는 동명이 들어가는데 도로명 주소에서는 동명이 사라지고 남면 적돌길이라는 길이름.

다시 말해서 도로명으로 바뀌고요.

그다음에 337-2라는 것은 지번입니다.

땅의 필지 순서인데 지금 바뀐 데서는 415호로 되어 있죠.

415는 바로 건축물의 순서입니다.

그래서 이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동명이 길이름으로 바뀌었고 그 다음에 땅의 순서가 건축물의 순서로 바뀐 이 2가지가 가장 중요한 차이고 그 밑에 공공주택 같은 경우에는 동이라 합니다마는 아파트의 동과 호수로 붙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붙이도록 되어 있고 그 다음에 동명이 사라졌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고 하는 문제제기가 많아서 필요할 경우에는 맨 끝에 괄호를 달아서 동명을 쓸 수는 있습니다.

[앵커]

안전행정부 설명대로라면 도로명주소가 굉장히 과학적이고 편리한 길찾기가 가능하다 이런 입장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십니까?

[인터뷰]

이게 전문가 입장에서 본다면 굉장히 체계적이에요, 이론적이고 과학적인데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일상생활에서 대로, 로, 길, 좌우 이렇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대개 어느쪽에 뭐가 있고 직감적으로 하는데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 도로명주소가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위계적이고 작위적이에요.

번호를 설정하는 범위가 너무 크고...

제가 영국에서 생활해 보면 영국에서 도로명주소를 처음으로 썼거든요.

1662년부터...

영국에서는 도로명이 우리나라 동명을 사실 대신합니다.

동이 없고 선을 가지고 지명을 지칭할 정도로 도로명이 상당히 오래되어 있고 그 다음 도로구간이 짧습니다.

우리나라 같이 되어 있지 않고 구간별로 동이름을 붙이듯이 특징적인 이름을 붙여서 특정도로구간에 사는 사람은 하나의 공동질서를 갖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동네사람들이 동네의식을 갖듯이 특정 도로 구간에 사는 사람들은 그 구간이 짧습니다.

대개 면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렇게 해서 도로라는 것이 중요한 공동체 형성의 하나의 틀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면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동네 같은 것이 중요한 공동체 틀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 도로명 주소는 너무 작위적이고 인위적이고 오히려 너무 과학적인 데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산 같은 데 가면 산 몇 번지 어떻게 돼요?

[인터뷰]

그것도 다 사라집니다.

도로 없는 곳에 경우에는 국가지정대로라 해서 10m 씩 전국을 나눕니다, 나눠서 도로 없는 곳에서는 그렇게 격자로 나눈 것에서 번호를 붙여서 그 번호로 순서를 붙일 계획입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이걸 어떤 식으로 보완을 해 나가야 될까요?

[인터뷰]

지금 4000억 정도 썼고 그 다음에 20년 정도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다시 또 주소를 과거 체계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 해서 지금 체계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저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정도 제도의 안정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고 그 기간동안은 도로명주소와 지번 주소를 같이 쓰고 그 다음에 구간별로는 지금 현재도 도로명주소심의위원회가 있습니다마는 그 위원회를 잘 활용해서 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골목길이 체계화된 곳에서는 지번주소를 쓰고 도로가 잘 발달된 그런 곳에서는 도로명 주소를 쓰는 그런 일본의 교토와 같은 이중체계도 한번 우리가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그런 의견에 대해서 들어보기 위해서 안전행정부 담당자를 모시려고 했는데 오늘 안 나온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의 조명래 교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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