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미터 폭설에 잠긴 설악산...사람도 동물도 '헉헉'

2014.02.16 오후 12:01
[앵커]

영동지역에 내린 폭설로 설악산에는 2m가 넘는 눈이 쌓였습니다.

경치는 장관인데, 그 안에 사는 야생동물들은 추위와 배고픔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설악산을 찾아봤습니다.

[기자]

웅장한 기암괴석, 울산바위가 하얀 눈 속에 파묻혔습니다.

칼날 같은 능선도 움푹 팬 계곡도 두꺼운 눈 밑에 모습을 감췄습니다.

국립공원 표지석은 얼굴만 간신히 내밀었습니다.

[인터뷰:최금숙, 설악동 주민]
"제가 여기 산 지가 15년 됐는데요. 이렇게 밤낮으로 5박 6일 정도 오는 것은 처음이에요."

굽이굽이 백설의 절경으로 빚어진 설악산.

하지만 그 안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야생동물에겐 목숨이 걸린 위태로운 세상이 됐습니다.

먹이를 찾아 나선 노루는 눈 속에 파묻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이 녀석은 운 좋게 구조됐지만 눈 속을 헤매다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은 동물들도 많습니다.

[인터뷰:이제욱, 국립공원관리공단 수의사]
"1m 정도 눈만 쌓여도 야생동물은 먹이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많습니다. 산속에 고립된 개체는 눈이 그친 후 이삼일 후에 눈이 어느 정도 녹은 후에 구조가 가능하겠습니다."

사라진 등산로에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길 뚫기가 한창입니다.

중장비도 동원할 수 없어 2m나 쌓인 눈을 삽 한자루로 힘겹게 걷어냅니다.

입산은 통제됐지만 혹시 모를 조난이나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손경완, 국립공원관리공단 주임]
"적설량이 많을 때는 굉장히 또 체력에 대한 부담도 크고 여러 명이 열 명 이상 되는 인원을 편성해서 길을 뚫게 되는데..."

눈에 파묻혀 말 그대로 겨울왕국이 돼버린 설악산.

경치는 눈부시지만, 사람도 동물도 힘겨운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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