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살 시도 국정원 협력자의 유서

2014.03.07 오후 01:34
[앵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다 자살을 시도한 탈북자 출신의 중국인.

이 중국인은 국정원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는데요, 유서에 남긴 말들이 의미심장합니다.

먼저 검찰 조사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국정원 협조자 61살 김 모 씨는 '이번 간첩 사건의 문서를 위조했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이렇게 시인했다고 합니다.

국정원으로부터 유우성 씨가 간첩이라는 자료를 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조했다는 주장인데요.

자살 시도에 앞서 김 씨가 쓴 유서가 의미심장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국정원을 개혁해달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지금의 국정원은 국정원이 아니라 국조원', 다시 말해 국가조작원이라고 비난하는 글까지 남겼습니다.

이를 놓고, 국정원이 증거 조작 의혹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국정원에 대한 원망을 털어놨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국정원을 난감하게 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국정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하라면서 위조 문서를 제작한 대가를 받지 못했으니 비용을 대신 받으라고 썼습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에게도 유서를 썼는데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면서 이용한다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썼습니다.

증거를 조작하긴 했지만 간첩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은 아니다, 이런 얘기인데요.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는 간첩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면서 증거가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추방하라는 얘기까지 남겼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중태에 빠지면서 궁금증은 더 커지게 됐습니다.

특히 김 씨가 발견된 모텔 벽에는 혈흔으로 국정원과 관련된 글이 쓰여 있었는데요.

5시간 만에 지워졌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굳이 증거를 서둘러 없애야 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협조자였던 본인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인지, 아니면 조작 사건을 본인이 뒤집어 쓴 것에 대한 불만인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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