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우체국 택배 요금 부풀려...5억 원 '꿀꺽'

2014.04.16 오전 05:06
[앵커]

우체국에서 택배 접수를 담당하는 여직원이 택배 요금을 야금야금 부풀려 5년 동안 무려 5억 원을 빼돌린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말단 직원이 5년 넘게 이런 어이없는 비리를 저질렀지만, 정작 우체국은 전혀 눈치채지 못 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온라인 쇼핑몰의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지난해 3월, 온라인 여성의류 쇼핑몰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백화점에 입점해 올해는 무려 수도권 8군데 백화점에서 옷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의 온라인 쇼핑몰로 들어오는 주문은 하루 평균 1,600건입니다.

주문이 접수되면 이곳 물류센터에 있는 옷들이 우체국 택배를 통해 배송됩니다.

다른 업체에도 배송을 맡겨봤지만, 우체국이 가장 신속·정확해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우체국만 이용해 왔습니다.

[인터뷰:피해 업체 관계자]
"비용은 비싸도 당일 배송이 다 되니까. 다른 데는 당일 배송이 안되는 경우가 있고, 저희는 당일 주문한 건 그날 출고시킨다는 것이 원칙이다 보니까..."

그런데, 이렇게 믿고 이용해 온 우체국이 택배 개수를 조작해 온 사실이 최근 드러났습니다.

[인터뷰:피해 업체 관계자]
"개수를 더 늘린 거죠. 예를 들어서 1,000건이 나갔으면 1,100건이 나갔다고 청구를 한 거죠, 저희한테."

택배 접수를 담당하는 우체국 직원이 택배 개수를 늘리는 수법으로 택배비를 한 번에 수십만 원 가량 더 결제한 겁니다.

지난 2009년 하반기부터 지난 2월까지 이런 부풀리기를 했는데 더 가져간 돈은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피해 업체 관계자]
"지금까지도 솔직히 믿기지 않고 있고. 말이 안되잖아요. 5억이라는 돈이 작은 돈도 아니고. 우체국이 나라에서 운영하는 건데 저희가 피해를 봤으니..."

남인천 우체국은 부랴부랴 진상 조사에 들어갔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남인천 우체국 관계자]
"2009년부터 조사하려다 보니까 시스템이 오래돼 5년 정도 되니까 하나하나 조사하기 힘들고 직원도 안 나오고 하니까... 우리가 조사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러면서도 계약직 직원이 개인적으로 벌인 일이라며 우체국의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남인천 우체국 관계자]
"우리 시스템의 문제나 관리자의 책임보다는 개인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들도 상당히 많더라고요."

우체국은 일단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또 우체국 내외부에 공모자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15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 우체국'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hyhe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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