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고 학생에게 위·경도 물은 해경

2014.04.22 오전 03:08
[앵커]

배가 침몰한다는 신고를 처음 접수한 해경의 어이없는 대응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신고자가 학생이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위도와 경도를 물어보며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이강진 기자입니다.

[기자]

당초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의 사고 시각은 오전 8시 58분.

해경을 통해 신고를 처음으로 공식 접수한 시각입니다.

[인터뷰: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오전 8시 58분경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약 1.8 해리 해상에서..."

하지만 이보다 6분 전 이미 119 상황실에는 배에 타고 있던 단원고 학생으로부터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뷰:전남소방본부 관계자]
"(최초 신고 시각은) 08시 52분입니다. 아마 학생으로 추정되고요, 배가 침몰 중이고 바다에서 발생한 사고라서 주체가 해경이기 때문에 3자 통화를 바로 연결했습니다."

당시 녹취록을 보면 8시 52분 32초에 119에 신고가 접수되고, 잠시 뒤 해경으로 연결돼 3자 통화가 이뤄집니다.

위치를 물어보던 해경은 신고 학생에게 대뜸 경도와 위도를 요구합니다.

119 상황실 근무자가 답답한 듯 관여해 탑승객이라고 알려주지만 해경은 또 다시 GPS 위치를 물어봅니다.

출항 시간과 장소에 이어 배 이름을 대라고 하더니 상선인지 여객선인지 어선인지 캐묻기를 반복합니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해도 옆에 누가 있는지, 전화번호가 맞는지 질문을 이어갑니다.

119 상황실에서 다른 구조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하는 순간 전화는 끊기고 맙니다.

관제센터에 선박 이름만 대면 위치를 알 수 있었지만 다급한 신고자를 붙들고 한참 동안 시간 낭비를 한 겁니다.

[인터뷰:해경 관계자]
"세월호 같은 경우 관제구역 내에 있으면 속도라든지 위치 같은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진도 VTS 관제 구역이죠."

1분 1초가 급했을 순간.

해경의 답답한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 세월호는 구조의 손길에서 점점 더 멀어져갔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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