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몇 년 동안 개구리가 알을 낳는 시기도, 나무에 싹이 트는 날짜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영향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괜찮은 걸까요.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짝짓기를 하기 위해 목청껏 우는 개구리들.
올해 지리산에 사는 개구리가 처음 알을 낳은 날짜는 겨울이 한창이던 1월 31일이었습니다.
몇 주 간 따뜻했던 날씨 때문에 일찍 깨어난 겁니다.
지난해보다는 나흘 빨랐고, 2011년과 비교하면 23일이나 일렀습니다.
지난 3월 29일,
지리산에 만들어놓은 인공 새집에 박새가 알을 낳았습니다.
문을 열었는데도, 어미 박새는 꼼짝도 않고 알을 품고 있습니다.
박새 산란 역시 지난해보다 19일이나 빨랐습니다.
월출산 신갈나무도 날씨 변화에 민감한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꼽힙니다.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나고 지난 4월 19일 처음으로 잎을 틔웠습니다.
최근 3년치를 비교하면 평균 11일 앞당겨진 것입니다.
특히 올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1월에서 3월 사이 평균 기온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직접 원인으로 말하기는 성급하지만, 점차 생태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터뷰:김태근, 국립공원연구소 박사]
"식물 개엽이 빨라진 것이 단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개엽 시기가 빨라지면 나뭇잎을 먹이로 하는 곤충의 발생이나 곤충을 먹이로 하는 조류 산란 시기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생태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생태계 변화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지금, 더 늦기 전에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환경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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