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등록금 다 쓰지도 못하는데...그래도 안 내린다

2015.03.15 오전 04:59
[앵커]
올해 대학 등록금이 대부분 동결되거나 아주 조금 내렸습니다.

교육부 지침에 대학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측면이 큰데 사실은 등록금을 더 내릴 여유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등록금이 동결된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등록금 불만은 여전합니다.

[인터뷰:조상기, 대학생]
"결국에는 금액 자체가 만만한 금액이 아니라서 4년 내내 다니다 보면 (내는 돈이) 쌓이게 되잖아요.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큰 짐을 지고 시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대학이 2013년에 다 못 쓰고 지난해로 이월된 예산은 456억 원에 달합니다.

한 해 등록금으로 들어온 수입인 2,355억 원의 20%나 되는 큰 액수입니다.

전국 사립대학 306곳을 조사했더니 총 이월금은 1조 6,324억 원, 이 돈의 출처가 등록금인 경우가 90% 가까이 됐습니다.

기껏 걷은 등록금을 해당 연도에 쓰지 못해서 많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긴 겁니다.

[인터뷰:호영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
"첫째는 예산 집행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산 편성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 예산을 계획적으로 잘 짜면 이월금을 줄이고 등록금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인터뷰: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사립대학들의 이월금 규모는 수입 총액 대비 5%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사립대학들이 예산 편성을 합리적으로 한다면 이월금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는 곧 등록금 인하로…."

대학 회계에서 이월금의 이유와 항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규모는 전체의 66%에 달합니다.

이를 제재하는 법률이 없고 대학 내부 감사도 형식적입니다.

국가장학금 같은 정부 차원의 시책도 중요하지만 대학 자체에서 새는 돈을 막아 등록금 인하로 이어지게 하는 방안도 시급해 보입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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