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질병과 노조 가입 여부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CCTV 촬영 정보와 출입 기록도 반드시 제공하게 했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해고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환은행 직원들은 최근 인사과로부터 새로운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필수 제공 정보에 질병 등 건강 관련 내용은 물론, 노동조합 가입·탈퇴 여부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CCTV 촬영 정보와 은행 출입 정보까지 반드시 동의하도록 했습니다.
이들 필수정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 불이익이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사실상 해고가 가능하다는 해석입니다.
[인터뷰:외환은행 직원]
"인사부에서 계속 제출을 독려했고 안 낸 사람들 명단까지 지점에 뿌려가면서 빨리 제출하라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직원들이 제출한 상태고, 하지만 제출한 이후에도 이 정보들이 어떻게 사용될지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질병과 노조 활동 등 민감정보를 필수정보에 포함시켜 동의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법 위반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CCTV와 출입기록을 수시로 보겠다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감시를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란 지적입니다.
[인터뷰:정관영, 변호사]
"민감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근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이해하게끔 만들어 놨다는 거죠. 일상적으로 밖에 식사하러 가거나, 이 모든 것을 나중에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얼마나 심리적으로 압박되겠습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고요, 이 동의서에 의하면."
이 같은 정보 수집은 하나은행과 통합을 반대하는 노조 활동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나옵니다.
[인터뷰: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단체협상에서 노조 간부들을 압박하고 회유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도 있고요. 적극적인 조합 활동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하나금융지주 편입 이후 자회사 간 정보 교류를 위한 작업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관계를 빌미로 직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감시와 차별의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YTN 김대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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