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차 인혁당 사건' 반세기 만에 무죄 확정

2015.05.30 오후 10:01
[앵커]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이자, 사상 최악의 '사법살인'으로 이어진 이른바 '1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사건이 불거진 지, 무려 반세기 만입니다.

이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일협정 반대 시위가 거셌던 1964년.

당시 중앙정보부는 "북괴의 지령을 받고 국가변란을 획책한 인민혁명당을 적발했다"며, "41명을 구속하고 16명을 수배 중"이라고 발표합니다.

검사 3명이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과장했다며 기소를 거부하고 사표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진통 끝에 13명이 재판에 넘겨져 이듬해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이른바 '1차 인혁당 사건'으로, 10년 뒤 사상 최악의 '사법 살인'으로 꼽히는 2차 인혁당 사건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피고인 가운데 고 도예종 씨 등은 2차 인혁당 사건으로 다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은 직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해당 사건은 과거사 정리위원회를 통해 '조작'으로 드러났고, 도 씨 등 고인 3명을 포함한 피해자 9명은 재심 법정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울고법은 과거사위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습니다.

검찰은 잘 알려진 과거사 사건의 재심에서는 유죄 주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년 6개월에 걸쳐 심리를 이어오던 대법원은 결국 도 씨 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수사기관의 고문이나 가혹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인혁당이 강령을 가진 구체적 조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등 옛 반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던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판결로 도 씨 등은 사건 발생 51년만, 유죄 판결이 내려진 지 꼭 50년만에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앞서, 2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은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은 상태라, 1차와 2차 인혁당 사건은 결국 반세기 만에 사실상 조작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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