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검사 '골든타임' 놓쳐

2015.06.01 오후 02:12
[앵커]
국내에 메르스가 확산된데는 질병관리본부가 최초 감염자에 대한 검사 요청을 제때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르스의 확진 판명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최초 감염자에 대한 검사 요청을 미루는 사이 초기 황금 같은 이틀이 지나버렸기 때문입니다.

윤현숙 기자입니다.

[기자]
병명을 모른 채 병원 3곳을 전전한 최초 메르스 환자가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은 건 지난 17일.

진료를 하던 해당 병원 의사가 메르스를 의심했고 환자가 중동지역인 바레인을 다녀온 사실까지 확인한 뒤 18일 오전 질병관리본부에 확진 검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은 메르스 발생국이 아니라며 검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12가지 다른 호흡기 질환이 아닌지 검사하라고 답했습니다.

병원 측은 12가지 검사를 다 해봤지만 아닌 것으로 나오자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검사를 다시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이 검사를 안 해주면 정부기관에 있는 친인척에게 알리겠다는 말까지 하자 질병관리본부는 마지 못해 검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메르스가 아니면 해당 병원이 책임지라'는 단서까지 붙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사 결과는 메르스 확진.

하지만 최초 검사를 요청한 시점보다 이틀이나 지난 20일 오전이었습니다.

황금 같은 초기 대응의 시간을 놓친 겁니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과장]
"환자가 확실하냐 아니면 추정할 수 있느냐 하는 상황이 만약 맞다고 생각을 하면 검체를 빨리 받아서 확진 검사를 빠르게 시행을 하는 것이 대유행을 막는데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초기 대응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메르스 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우리가 그 기준이나 모든 것을 너무 엄격하거나 또는 융통성이 없이 적용했다고 할까요, 그런 점을 철저히 반성을 하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최초 환자에 대한 검사를 지연시켜 메르스 확산 방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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