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악마가 씌었어"...초등교사 폭언·폭행 논란

2015.07.16 오후 03:56
■ 김대근, YTN 사회부 기자

[앵커]
황당하고 기가막힐 노릇입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2학년 제자에게 아직 철도 덜 들었을 반 학생에게 악마가 들렸다며 막말을 하고 또 책상을 차서 다치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학교측은 일부 잘못은 인정했지만 아이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어서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 사건 단독취재한 사회부 김대근 기자과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2학년 학생에게 담임선생님이 악마가 씌었다는 이야기는 쉽지 않을 텐데 무슨 이야기죠?

[기자]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부모한테 자신은 악마가 씌워서 말을 안 듣는다면서 자신은 정신병원에 가야 된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는 건데 악마가 씌어서 말을 안 듣게 되는 거라는 이런 얘기를 들었다는 거죠. 지난 5월에 있었던 일인데요. 어머니가 학교에 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선생님이 아이를 교회에 보내라고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교회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까지는 어머니 이해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또 놀랄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 얼굴에 멍이 들어서 온 거예요. 그 선생님이 아이 책상을 발로 찼고 아이가 여기에 맞으면서 다친 겁니다.

전체 2주의 부상을 입고 현재 등교 거부를 하고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아이를 상당히 미워한 듯한 인상이군요.

[기자]
그런 정황이 보이죠.

[앵커]
지금까지 이야기만 들어도 참 황당한 일인데 더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머니쪽에서는 아이가 계속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말썽을 부린다는 이유로 맨 앞자리에 혼자 앉도록 했다는 거거든요. 저희가 어제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그 교실을 촬영을 했는데 책상 하나가 앞쪽에 따로 떨어져 있었어요. 그리고 또 선생님이나 어머니 얘기를 들어볼 때 보통 교탁 쪽을 보고 아이들이 앉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아이는 혼자 책상을 놓고 출입문 바로 앞쪽에서 책상을 옆으로 돌려서, 그러니까 앞이 아니라 옆을, 교탁쪽을 바라보고 그렇게 앉도록 돼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엄마는 학교에 청소봉사를 하러갔다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거죠. 그때도 많이 속상했다는 입장인데요. 또 알림장에도 아이가 잘못한 내용을 스스로 기록을 하게 했던 거예요.

알림장이라는 게 원래 학교의 지시사항이나 준비물 같은 것을 적게 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이가 잘못한 것을 스스로 적는 것, 이게 아이의 자존감을 해칠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어머니는 전화로 직접 얘기를 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어요. 그런데 뒤에 더 놀랄 만한 일이 생겼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것을 선생님이 스스로 적게 한 거죠.

그러니까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학교에서 많이 했는데 네가 그런 얘기를 했으니 그 알림장에 직접 적어라라고 이렇게 시킨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와 상담을 하게 됐던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2학년 어린이에게 악마가 씌었으니 교회를 가라. 그리고 너는 교실 저쪽에 따로 앉아서 공부를 해라.

상당히 어린이의 인격을 무시한 듯한 담임 선생님의 행태인데 부모님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당연히 학교측에 항의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학교 쪽에 항의를 하고 면담도 했거든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사실 책상을 찼던, 그러니까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에요. 그 일에 대해서 당시에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인데 이번주가 돼서야 알게 된 거죠. 보고가 제대로 안 이루어진 거죠.

그리고 어머니와 며칠 만에 통화를 하게 됐는데 학교의 관계자는 아이의 태도를 문제삼는 그리고 아이에게 책임을 묻는 듯한 그런 발언을 해서 어머니를 더 분노하게 만들었던거죠.

아까 시작할 때도 들으셨겠지만 학교 생활을 잘 했냐, 아이를 힘들게 하지 않았느냐. 교사는 신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인간인 만큼 선생님들도 힘든 부분이 있다.

그리고 아이가 힘들게 했을 수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 이런 이야기인데. 아이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런 식의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어머니는 그 아이를 더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고 문제아로 낙인을 찍어서 아이들 앞에서 지속적으로 질책을 한 게 과연 옳은 일이었느냐는 문제를 제기했어요.

그런데 아이의 상담기록이 있거든요. 직접 작성한 기록이 있는데 거기를 보면 친구들이 나를 보는 모습이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이렇게 적었고요.

그리고 선생님들이 나를 보는 모습에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고 선생님도 본인을 이상한 애. 그리고 말썽부리는 아이.

그리고 친구들도 얘는 맨날 혼나는 애. 이렇게 인식을 하게 된 거 아니냐. 그렇게 낙인을 찍어버린 게 아니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거죠.

[앵커]
어린 학생이 엄청나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이 아이는 지금 상태가 어떻습니까? 학교는 가고 있나요?

[기자]
지금 출석을 거부하고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데. 그런 원인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면밀히 더 검토를 해 봐야겠죠. 아이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던 부분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담을 시작하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담임 교사는 뭐라고 이야기하나요?

[기자]
교사는 아이 책상을 발로 찼던 부분, 그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조금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있어요. 아이가 한 모습 그대로 한 것이라고 한 겁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한 것을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겠다. 이런 의도였다는 건데. 이 부분이 선뜻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사 자신도, 어른인 자신도 화를 참지 못한 부분은 잘못한 거라고 생각을 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악마 관련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앵커]
그동안 숱한 책임 떠넘기기를 봤지만 초등학생 2학년 학생에게 넘기는 것은 아주 의외입니다. 김대근 기자, 경찰 수사나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수고 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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