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2일(수요일)
□ 출연자 :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획일적 교육에 질리는 아이 나올 것
- SW교육 강화 좋지만, 이공계 3D 처우 개선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이 대폭 강화된다고 하는데요.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소프트교육 강화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 같은 인재를 만나게 될까요? IT강국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찬성 입장이 있는가 하면, 학생들 학습 부담과 사교육만 증가할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정부의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 성균관대 교육학과 양정호 교수와 좀 짚어보겠습니다. 양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이하 양정호):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양 교수님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양정호: 저는 50근처에, 마지막에 가 있습니다.
◇ 신율: 컴퓨터 친숙하시죠?
◆ 양정호: 네, 저는 컴퓨터를 아주 잘 아는 편입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정부가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양정호: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도 약간 정체 되어 있고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소프트웨어라든지 IT관련되어 있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히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1년에 17시간 이상, 중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필수과목, 대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 동아리 지원활동을 한다. 다양한 계획인데요. 소프트웨어의 범위가 굉장히 넓잖아요. 이게 뭘 가르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 양정호: 지금 보면,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실과라는 과목이 있고요.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정보라는 과목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보면 컴퓨터와 관련된 일반적 역사라든지, 빌게이츠가 누구라든지, 이 정도의 내용이 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보다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예를 들면 우리가 가계부라든지, 학생의 출결 관련되어 있는 출석부를 만든다고 생각해보면, 그런 것을 프로그램으로 짜서 할 수 있는, 그런 알고리즘이라든지,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하는지, 이런 것을 조금 더 강화하겠다. 이런 측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예전에도 지금 30대 초중반 세대는 초등학교 때 베이직 언어라는 것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걸 배웠는데, 하나도 기억을 못하잖아요. 그러니까 문제는 뭐냐면, 자기가 정말 관심이 있어서 배우는 것과,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그 효과가 천차만별인 것 같더라고요. 교육학적 입장에서도 그런 것 아닙니까?
◆ 양정호: 맞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것을 따라가기 쉽지 않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강제로 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싫증을 내는 면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신율: 바로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 이게 미래용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이게 효과가 의문스러운 것 같아요.
◆ 양정호: 지금 소프트웨어 교육을 한다면 그 수준하고, 어느 정도로 깊이 있게 할 것인지, 여기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그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부분, 프로그래밍과 관련되어 있는 간단한 학습프로그램들이 있거든요. 그런 걸 보면, 재미도 가미를 했습니다. 예를 들면 만화라든지, 간단한 것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걸 정말 어렵게 한 상태에서 모든 아이에게 하게 된다면, 반드시 질리는 아이가 나오게 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리고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잖아요. 저도 유학시절에 프로그래밍을 취미삼아 배운 적이 있는데요. 되게 재미있고, 뿌듯한 일이죠. 그런데 조금 전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복잡하니까요. 초등학생이 알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 양정호: 그렇죠. 상당히 머리아파하고, 예를 들어서 오류가 나타났을 때, 프로그래밍이나 컴퓨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고장이 나거나 프로그래밍을 할 때 문제가 발생했는데 해결을 못 할 때가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난감해하고, 흥미를 잃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신율: 그렇죠. 그런데 2018년부터 필수과목이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교사 문제도 발생하는 것 아니겠어요? 이게 준비가 되어 있나요? 물론 청년실업이 늘고 있는데 이런 게 필수과목이 되면 관련학과 대학생들은 좋을 수 있겠습니다만.
◆ 양정호: 네, 현재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정보 관련된 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하고 있는데, 이 비율이 매년 줄어들어서 지금 6~7%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처음에는 이게 30%가까이 된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 것은 무슨 이야기냐면, 정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정보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중학교 선생님들이 930여명 정도 되는데, 이 분들 가지고 모든 학교를 다 포함해서 교육을 시키거나, 더 문제는 초등학교에서 전면 시행을 하면 초등학교는 정보관련 교육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교사들의 준비상태는 아마 앞으로 정말 잘 준비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혼란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또 하나는 뭐냐면, 자사고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고, 특목고는 존재하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러면 특목고나 자사고 들어가려면 내신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이렇게 되면 과외를 하겠죠. 그러면 사교육이 오히려 넓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양정호: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김대중 정부 때 IT관련된 인프라를 전국에 깔았습니다. 인터넷에 다 연결하고요. 그 당시에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이 ‘000의 컴퓨터 교실’인데요. 그러다가 중간에 다 없어졌습니다. 그러면 지금 같은 경우도 어떤 일이 발생할 거냐? 어떻게 보면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 000의 소프트웨어 교실, 이런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것은 사실일 것 같습니다. 왜냐면 초등학교에서 전면 시행을 하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한다고 하면, 사교육에서는 어떤 홍보를 통해서도, 학부모를 유혹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 면에서 볼 때, 학교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건지, 부담 없이 할 건지, 이런 걸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신율: 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떻게 할 지 모르겠지만, 진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이런 게 아니라 우리 교육 전반을 뜯어고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기적으로 접근을 해야지, 한 분야만 이렇게 한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요.
◆ 양정호: 네, 제가 보기에는 신율 교수님이 나중에 장관하시면 잘 하실 것 같은데요.
◇ 신율: 저는 정계나 관계는 안 나갑니다. 방송이나 해야죠. 어쨌든 지금 이공계 같은 경우에는 취직이 훨씬 잘 됩니다. 올해만 해도 이과와 문과 중에서 이과 비율이 훨씬 높아졌거든요. 예전에는 이과 비율이 30%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 이과의 비중이 점점 높아진다는 사실 자체는 좋은 일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비율이 맞아간다는 측면에서요. 그러니까 정부의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서 지금 일고 있는 이공계 열풍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양정호: 네, 지금 이공계를 뭉뚱그려서 이야기해서 그렇긴 합니다만, 오늘 주제가 소프트웨어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실질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도 컴퓨터 관련 부분이 공대에서도 제일 낮은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또 하나는 이 학생들이 졸업해서 취직을 할 때 보면, 거의 3D 업종이라고 해서,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쪽은 대접도 제대로 못받고, 일은 일대로 많이 하고, 이런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그러면 앞으로 컴퓨터 관련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좋은 직장에 가서 그만큼 대접도 받을 수 있는, 그런 환경도 만드는 일이 필요하지, 단순하게 소프트웨어 교육만 확대한다고 해서 일반 학생들이 확 집중을 할까? 이 부분은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 신율: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양정호: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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