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치매 극복의 날 "치매는 개인 아닌 국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2015.09.21 오후 08:02
[정면인터뷰]치매 극복의 날 "치매는 개인 아닌 국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9/21 (월)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오늘은 치매극복의 날입니다. 벌써 올해로 8번째 행사를 맞았는데요. 최근 국내에서 매 12분마다 치매 환자가 한 명씩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고요. 또 2050년이 되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43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서 중앙치매센터장인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김기웅):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오늘 치매극복의 날 행사가 있었죠?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최영일: 오늘이 치매극복의 날이라는 것 모르셨던 청취자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올해로 벌써 8회째를 맞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 날이 제정된 것입니까?

◆김기웅: 네. 우리 치매극복의 날은 세계 치매의 날을 치매관리법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 등에 관한 여러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치매극복의 날로 제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자, 우리나라에 치매 환자가 12분에 한 명씩 발생한다. 이게 굉장히 놀라운 보도였는데요. 이게 교수님 연구 결과이신 거죠?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최영일: 치매 환자가 상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까?

◆김기웅: 예.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다 잘 아시지만.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요. 거기에 비례해서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거의 30% 정도 빠르게 치매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절대적인 숫자도 중요하지만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이제 80세를 넘었거든요. 그런데 80세를 넘으면 치매 환자는 4분 중 1명이 됩니다. 결혼을 하신 분 중에는 양가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적어도 일정 기간은 치매로 고통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이미 살고 있는 것이죠. 자기 일이냐, 남의 일이냐,를 가릴 단계가 이미 아닌 그런 시기를 살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최영일: 그렇다면요 교수님. 지금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김기웅: 네. 2014년 기준으로 61만 명으로 추정이 되고요. 이 숫자가 17년마다 두 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 치매가 나를 잃어버리는 병. 이렇게 불리면서 실제 현재 5, 60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가운데 1위라고 하더라고요.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분들. 주변에 굉장히 많으시죠?

◆김기웅: 예. 사실 굉장히 지금은 5,60대는 1위고요. 암보다 가장 두려워하는 병으로 뽑혔고. 20대 이상부터도 치매가 두 번째입니다. 그럴 정도로 치매가 우리 사람한테 주는 폐해에 대한 두려움이 크신데. 거기에 비해서 치매에 대한 지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아직도 덜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치매에 대한 마음속에 그리는 모습이 너무 중증 치매에 극단적으로 치우쳐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렇지만 드라마나 이런 데서 보이는 치매의 모습은 전체 치매를 앓는 기간 중에 1, 20%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고. 또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그런 시기에 진입하지 않고 돌아가실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두려워하기 보다는 빨리 체크해서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한 병입니다.

◇최영일: 네. 그렇다면 교수님. 이 치매도 분명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사실 연세가 드셔서 생기는 대부분의 퇴행성 질환들은 치료의 개념이라는 게 증상을 경감하고 진행을 지연시키고 합병증을 막는 것입니다. 고혈압, 당뇨, 관절병 다 관리하는 것이지 완치하는 게 목표가 아니거든요. 이런 면에서 치매도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적절히 치료하면 불편도 줄일 수 있고, 진행도 훨씬 더 늦출 수 있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네. 아까 말씀 주셨는데요. 이 치매도 조기 검진해서 찾아낸다면 예방도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 주셨죠?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치료, 예방, 관리가 다 가능한데요. 자, 이게 환자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돌보는 보호자들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에서 보시면 보호자들의 고통 또한 많이 느껴지시죠?

◆김기웅: 예. 그렇습니다. 특히 요즘은 부부 가구가 많아지시면서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배우자도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느끼는 고통도 굉장하고요. 또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정서적인 고통은 나이와 관계없이 굉장히 크시죠. 도저히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모르는 당황스러운 경우를 장기적으로 반복 경험하실 수 있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이제 지치게 되고, 괴롭게 되고. 이렇게 됩니다.

◇최영일: 서울시 조사를 보니까요. 보호자들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데 하루 평균 9시간을 쓰고, 또 교대자도 없이 홀로 환자를 돌보는 분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하니까. 이게 굉장히 힘들어 보이는데. 보호자 복지의 필요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김기웅: 예. 그렇습니다. 사실 치매 환자 분들이 원래 사시던 곳에서 가족과 사시면 가장 좋은데. 그러려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래서 국가도 장기요양보험을 비롯해서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치매 관리 종합 계획 3차년도 3단계에서는. 집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 대한 다양하고 집중적인 정책과 서비스들이 개발돼서 보급될 예정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렇게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가 빠르면 지금 사회경제적 비용도 많이 늘어나고 있겠네요?

◆김기웅: 예. 그렇습니다. 보통 치매 환자 한 분 평균적으로 1년 돌보는데 2,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모됩니다. 이것을 조기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하시면 치료한 시점부터 연간 800만 원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경제적인 부담이라는 면에서도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최영일: 네. 교수님. 아까 처음에 강조 주셨습니다만.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 고령 사회. 이렇게 접어들고 있는 만큼 치매를 가족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국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다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기웅: 예. 그렇습니다. 당연히 국가가 나서야 되고, 더 촘촘하게 지금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되고요. 그것과 더불어 치매 환자가 도움을 요하는 시간과 장소는 도저히 국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우리 가족, 이웃들이 치매에 대한 조그만 이해를 갖고 평상시에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훨씬 더 이런 촘촘한 사회안전망과 함께. 치매 환자가 치매가 있어도 이 땅에서 살아가기 힘들지 않은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있다면 당연히 병원을 찾으시겠습니다만. 그 외에도 다양한 도움이 필요할 텐데. 이럴 때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요?

◆김기웅: 네. 1899-9988. 18세의 기억을 99세까지. 구구팔팔하게 삽시다 하는 뜻으로 치매 상담 콜 전화가 개설이 돼있습니다. 이 전화는 24시간 365일 운영되기 때문에 치매에 대한 서비스의 궁금증이나 혹은 치매를 돌보시면서 많이 괴롭고 힘드실 때 치매에 관한 문제는 무엇이든 관계없이 전화를 주시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이게 중요한 정보네요. 어르신 모시고 있는 집들 다 적어놓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자, 마지막으로요. 교수님. 우리 모두 다 사회구성원인데요. 꼭 우리 집이 아니어도 이웃에 치매 환자 관련해서 우리는 좀 무엇을 도우면 좋을까요?

◆김기웅: 네. 이 분들이 일상에서 큰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고. 길에서, 혹은 가게에서 사소한 조언만 있어도 스스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근처에서 어르신들을 뵐 때 혹시 치매로 불편하신 것 아닌가 하는 관심을 갖는 것부터가 우선 주변에서 해야 하는 가장 큰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영일: 네. 연세 있으신 이웃 어르신에 대한 관심. 이게 첫 걸음일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기웅: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중앙치매센터장인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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