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김경진, 변호사·前 광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 신지호, 前 새누리당 의원 / 박지훈, 변호사
[앵커]
얼마 전에도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팀장님, 이게 어떤 사건이죠?
[인터뷰]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취급한 사건인데요. 27세 때 그러니까 지금 현재 아내 나이가 40살이고 남편 나이는 41세인데 13년 전인 27세 때 결혼을 합니다.
그렇게 했는데 결국 13년 만에 딸을 출산을 하게 됩니다. 바라고 바라던 딸이요. 그런데 생후 50일 된 신생아가 갑자기 사망을 해서 경찰에 신고가 됐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까 바로 이겁니다.
산후우울증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게 신랑과 신부가 50일 된 아이를 두고 갑자기 다투게 됩니다. 그러면서 신랑이 가격한 말을 해 버립니다.
내가 이혼하자, 내가 이 아이는 키우다가 안 되면 보게 원에 보내 버리겠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부인, 엄마죠. 50일 된 신생아의 엄마가 아이를 스테인리스 찜통에 온수를 담아서 머리를 거꾸로 쳐박아서 익사를 시켜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유서를 썼는데 아이를 좋은 데 데려가고 나도 가겠다고 하고 종적을 감췄는데 신랑이 이걸 알고 신고를 해서 결국 소래포구에서 자살할 의도로 방황을 하는 신부를 긴급체포한 사건인데요. 이게 알려지면서 굉장히 가슴 아픈 사건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13년 만에 얻었으면 양쪽 부부가 사이가 이렇게 됐더라도 13년 만에 아이를 얻으면 오히려 가까워지는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귀한 자식이거든요.
[앵커]
얼마나 귀해요.
[인터뷰]
그런데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가 출산을 했는데 갑자기 남편과 기다리던 아이가 태어나니까 기대감도 컸는데 오히려 남편이 좀더 잘해 주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부부싸움이 잦아지면서 기대감보다는 상실감이 훨씬 커진 그런 상태에서 산후우울증 같은 경우에는 본인도 잘 모르고 또 주변에서도 잘 인지를 못 하거든요.
그런 측면이 있어서 남편의 그런 폭언에 굉장히 큰 상실감을 갖고 결국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걸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이게 부모가 어떻게 처신하고 어떤 자세로 아이들을 길러야 되느냐, 이런 부분이 사실 우리 교육과정에 없어요, 보면. 그러니까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에서 그런 부분을 반드시 해야 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고요.
특히 아버지들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보면 아들 하나가 있는데 아들을 정말 끔찍하게 사랑하거든요.
[앵커]
알고 있어요. 유난하시더라고요.
[인터뷰]
그런데 저녁에 집사람도 맞벌이를 하니까 굉장한 피곤한 일이 있고 이러면 오늘 저녁은 내가 분유 당번을 하기로 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약속을 해도 결국은 일어나서 아이 분유 주는 것은 결국 엄마더라고요.
아이도 새벽이 돼서 그렇게 깨서 울어도 남자들 귀에는 안 들리나봐요, 이게.
[앵커]
그런 것도 있죠. 그러니까 역할에 대한 의무감이나 이런 것들도 사실은 어느 정도 교육이 필요하다.
[인터뷰]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큰 거는 양육분담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혼을 하게 되고 아이 때문에 이혼을 하게 되면 아이는 누가 키우냐, 경제적 문제도 있을 거고요.
스트레스를 받고 받다가 본인도 죽어야 된다는 생각에 먼저 아이를 이렇게 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인터뷰]
또 하나 요새 국가에서 보육료라든지 여러 가지 지원이 있잖아요. 보육이 엄마, 아빠, 부모 책임이냐 아니면 국가책임이냐 하는 이 부분도 요새 젊은 엄마들이 헷갈리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정립해 줄 필요성도 있어요. 보육은 기본적으로 부모 책임이되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일부는 지원을 해 준다, 이런 의식을 머릿속에 뭔가 기준점을 잡도록 해 주어야 되는데요.
낳기만 하면 국가에서 알아서 다 키워준다, 이렇게 정신 세팅이 되어 있으면 아이가 이렇게 힘들고 태어나자마자 부모 입장에서는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인터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금 우울증 환자가 전국에 80만명으로 통계가 잡혀 있는데요. 그중에 70%가 여성입니다. 여성 특히 산후우울증이 심각한데 본인도 잘 모르지만 주변 가족들도 모른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출산한 산모에 대해서는 신경을 각별히 써줘야 된다는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죠.
[앵커]
그런데 얼마 전에 저희가 얘기했는데 남편만 아이가 좋아한다고요. 자기가 남편 미워하는데 그 남편 좋아한다고 엄마가 6세 아들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것도 물론 우울증이냐, 아니냐 논란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식의 비속살해 사건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인터뷰]
자식이 내 소유물이 아니거든요. 한 자연인이고 정말 한 생명인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그런 심리라고 하지만 엄마대로 모성애가 굉장히 강하면서도 그러니까 이 아이는 내가 아니면 정말 불행하게 될 것이다 하는 이런 생각 때문에 아이를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이런 심리는 개조가 되고 바뀌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우리 형법에 의하면 일반 살해, 살인죄 같은 경우에는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그런데 부모,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존속살해죄는 7년 이상으로 이렇게 형이 높거든요.
윤리 같은 게 반영됐다고 보면 되는데 비속살해 같은 경우에는 일반 살해로 보고 특히 만약에 영아를 분만했을 때 살해하게 되면 경합해서 처벌합니다, 10년 이하로. 이런 걸 봤을 때 앞으로는 비속 같은 경우에도 살해가.
[앵커]
존속은 높고 비속은 낮은.
[인터뷰]
비속도 대책을 세워야 되는 게 아닌가. 조정한다든지 일반살해죄로 보기는 사실 어려울 것 같아요.
[인터뷰]
자식이 자기 소유물이니까 함부로 해도 된다고 하면 과거에 이런 사건이 더 많았어야 돼요. 그렇잖아요.
전통적인 부모 자식 관계에 있어서 그 봉건적인 소유의식이라든가 그게 과거에 더 강했으니까 비속, 자식을 죽이는 사건이 과거에 더 많고 지금은 더 줄어들었어야 되는데 늘어나고 있다는 거는 거꾸로 뭔가 요새 젊은 부분들의 부모로서의 마음가짐이라든가 정신상태라든가 우리 사회의 정신적 기초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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