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분서주] 대형병원 일회용 내시경 도구 거짓 구매

2016.03.09 오전 08:05
■ 강진원, 사회부 기자

[앵커]
국내 최대 병원 가운데 하나죠. 서울아산병원이 내시경 도구를 거짓으로 구매한 뒤 환자를 시술했다며 건강보험 급여를 허위로 타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러니까 내시경을 하지도 않고 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내시경 받은 사람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 문제가 된 시술도구는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혹시 다시 쓴, 재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사회부 강진원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에도 주사기 재사용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이번에는 대형병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앞서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서울아산병원 하면 국내 최대 규모 병원 가운데 하나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YTN이 확보한 국내 모 의료기기업체, 이 업체도 상당히 큰 규모의 업체인데 내부 문건을 분석해 봤더니 이런 의혹이 대두가 됐습니다. 해당 문건이 조금 있으면 나올 것 같은데요.

해당 문건에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서울 아산병원에 납품한 췌담도 내시경 시술 도구 내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영제를 투입하기 위해서 근육을 절개하는 과정이 필요한 일종의 칼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 시술장비를 판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같은 문건에 실제 출고품목을 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산병원에 나이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의료도구가 공급된 것으로 적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래명세서, 서류상으로는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일회용 내시경 시술도구가 납품이 됐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의료도구를 건넸다는 겁니다. 내부 문건과 관련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의료기기업체 관계자의 증언을 제가 확보를 했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료기기업체 전 관계자 : (췌담도 내시경 시술 도구의) 상당 부분은다른 품목으로 대체해서 납품된 것으로 파악됐고요. 일부 빼돌린 시술 도구는 관계자들이 유용했던 것으로….]

[앵커]
그러니까 실제로 구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건강보험급여는 따로 타내고 다른 물건 받고. 그러면 그 물건은 어디 갔죠? 일단 건강보험을 허위로 청구했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심사평가원이나 관계 당국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그럴 것 같고요. 현재까지 파악된 정황은 이렇습니다. 이 자료 자체가 모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의 개인 비리를 캐내는 과정에서 내부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료거든요. 어떻게 하다 자료가 나왔냐면 췌담도 내시경 시술도구를 거래명세서 상으로는 납품을 했다고 찍어놓고 실제로는 그 제품 말고 다른 제품을 들였고 그 가운데 일부는 이 영업사업이 빼돌린 의혹이 제기가 돼서 회사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건이거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서류와 달리 실제로는 상당 규모가 실제 납품되지 않은 곳으로 추정되는 췌담도 내시경 시술도구가 결국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실제로 납품되지도 않았는데 이 도구를 가지고 사용을 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를 하면 건당 24만원의 건강보험급여가 지급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특히 이 제품 같은 경우에는 감염 등의 우려 때문에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입니다. 그래서 시술에 사용했다면서 심평원에 청구된 급여 건수가 병원이 보유한 해당 도구의 보유 수량과 같거나 적어야 정상적인 것이거든요.

내용이 쉽게 이해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제가 이 A4용지를 막대그래프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게 서울아산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췌담도 내시경 시술도구의 보유량이라고 치고요. 이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 도구로 시술을 했다고 청구한 건수라고 치겠습니다.

일회용 도구이기 때문에 이 두 개의 크기가 같거나, 그러니까 보유물량이 같거나 청구 건수가 적어야 재고가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저희가 확보한 문건을 보면 발주량에서 상당 규모가 납품이 안 되는 게 생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물량을 빼버리면 결국은 발주량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더 많이 청구했을 개연성이 불거지는 것이죠.

이것 같은 경우는 허위청구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단정적으로 심사평가원이나 관계 당국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이런 정확이 포착됐기 때문에 관계당국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건강보험이라는 게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지는 재정인데 이게 어느 순간 곳곳에서 새어나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바로잡고 개선을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아까 그게 24만원의 건강보험급여를 받는다는 것, 그 도구, 의료용기기. 그거 한번 보여주시겠습니까?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기자]
저것입니다.

[앵커]
저게 무슨 내시경할 때 주로 쓰는 겁니까?

[기자]
일반분들이 건강검진을 하다 보면 위장내시경을 하시지 않습니까? 이런 일반적인 내시경 때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요. 췌담이나 담관 시술할 때 쓰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사람 몸으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기자]
저기 보면 갈고리가 있고 가운데 선이, 와이어 같은 게 있는데요. 저것으로 조영제를 투입해야 내시경 할 때 안에 있는 장기를 더 잘 볼 수 있으니까 저걸로 근육을 절개를 해서 조영제를 투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실제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건강보험을 타냈다, 그런데 환자들은 거기에서 지금 내시경 검사를 받잖아요. 그러면 무엇으로 사용한 거죠?

[기자]
그래서 또 추가로 제기된 의혹이 재사용 의혹입니다. 그러니까 앞서 말씀하신 대로 실제 납품된 수량이 빠졌다는 정황이 일단 있는 상태에서 또 시술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결국 나올 수 있는 것은 기존에 있는 제고 물품을 가지고 재사용하지 않았느냐라는 의혹이 제기가 되는 겁니다.

물론 아산병원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부인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 내시경 도구를 썼을 경우에 안전성이 담보가 되지 않고 아산병원처럼 대형병원이 이런 위험한 그리고 신뢰를 깎아먹을 수 있는 시술 행위들을 하겠느냐고 강하게 부인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그래서 어제 찾아가서 재사용 안 했다는 객관적인 증거 내놓으실 수 있습니까 물어봤더니 객관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입장은 들어봐야 되니까요. 지금 서울아산병원측 입장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은데 들어보시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 : 한 번 쓰고 나면 칼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무뎌지거나 휘어져서 안전성이 떨어져서 한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앵커]
췌담도 내시경. 아산병원이 워낙 큰 병원이니까 다른 내시경도 많이 하지만 특히 췌도, 담도. 췌장 관련된 내시경은 환자들이 많이 가는 병원 가운데 하나예요, 용하다는 의사들도 있고. 그런 병원에서 이런 의혹이 제기됐는데. 게다가 이 도구가 신체 안으로 들어가는 도구잖아요. 이것은 정말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강원도 원주, 충북 제천 같은 곳에서 C형간염 의혹, 주사기 때문에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습니까? 이것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대로 신체 장기 내부에 들어가서 직접 사용하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고. 그 이유 자체가 감염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타인의 체액이나 타액이 묻었을 경우에 어느 누가 시술을 하고 내 몸에 들어왔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는데 일단 제 말보다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엄중식 /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된 기구를 재사용하게 되면다른 사람에게 혈액이나 체액에 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될 우려가 있습니다.]

조금 전 감염내과 교수 말처럼 결국 일회용으로 엄격하게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 것으로 규정한 이유는 감염 우려 때문에 결국 그런 것이거든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시술도구 재사용 의혹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의혹이 서울아산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래픽이 또 준비가 되어 있는데요. 지난 2014년에 내시경학회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일회용 부속기구를 사용하는 기관 가운데 60% 이상이 기구를 재사용했다, 이렇게 설문에 답했습니다.

여기에 일회용뿐만 아니라 소독해서 다시 사용하는 시술도구도 있는데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 사례인데요. 미국에서는 재사용 도구로 내시경을 받은 환자 7명이 있었는데요. 이 7명이 장내 세균에 감염됐고 이 때문에 2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것도 아니고 환자들, 특히 내시경 받을 정도의 환자들은 정말로 건강이 악화된 사람들입니다. 감염될 위험이 더 높은 분들이죠. 이 문제, 아산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병원도 좀더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꼼꼼히 취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강진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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