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신찬수, 에어컨 놔주기 운동 제안자
[앵커]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단지 아파트 복도에 놓인 유모차를 치우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는데요. 김 위원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인터뷰]
16일날 밤 11시경이죠. 11시경에 수원에 있는 모 아파트에서 주민 장 모 씨라는 분이 나이도 들 만큼 들었어요, 서른아홉이면.
이분이 자기 복도가 있지 않습니까. 자기네 집 앞에 복도식 아파트인데 거기에 유모차가 있어서 본인이 드나드는 데 발에 걸리고 불편하다 그러면서 경비원 되시는 분을. 연세가 많으셔요. 불렀습니다.
[앵커]
60대라고.
[인터뷰]
60대예요. 어떻게 보면 아버지뻘이죠. 불러서 왜 이거 안 치우냐 하니까 경비원 입장에서는 그거 마음대로 치울 수 없지 않습니까.
[앵커]
주민 물건을 마음대로 치울 수 없지 않습니까.
[인터뷰]
본인이 이웃집에 부탁해서 하는 게 맞지 경비원을 부를 상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어렵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면서 이른바 격투기 얘기하는 무릎으로 사람을 때리는 거, 니킥. 가슴을. 그래서 전치 2주를 나이 드신 분을 상해를 가한 겁니다.
[앵커]
전치 2주. 그러면 병원에 계신 건가요?
[인터뷰]
병원은 아니고요. 출퇴근한다고 그러는데요. 이 사건도 경비원 되시는 분이 직접 신고한 게 아니에요. 때리는 걸 보고 아내가 왜 경비원분을 때리냐고 집에서 아내하고 다퉜어요.
그게 가정폭력이 돼 버리니까 이웃집에서 신고를 해서 경찰은 사실은 가정폭력 단속하러 간 겁니다. 그 과정에서 경비원 때문에 이런 사건이 났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앵커]
부부싸움 때문에 주민이 신고했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나온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경비원 주민과 마찰을 빚은 이유로 그만둘 처지가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요.
[인터뷰]
이거 우리 언론에서 끝까지 지켜봐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이게 사회적 약자인데 어떻게 보면 갑질 아닙니까? 주민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서 다툼이 있었는데 이 사람만 불이익처분된다고 하면 이거 안 되죠. 아마 안 그러겠죠, 그 아파트가. 믿습니다.
[앵커]
그렇게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저희도 끝까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처벌은 어느 정도 받습니까?
[인터뷰]
전치 2주 상해니까 불구속에 벌금형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불구속에 벌금형 정도. 그런가 하면 또 좋은 뉴스도 있었어요. 수원의 한 아파트에 붙은 벽보 한 장이 가슴을 훈훈하게 한 일인데요. 보셨어요?
[인터뷰]
봤습니다. 너무 기분 좋고 흐뭇한 일이고 이래서 아직 우리 사회가 그래도 희망이 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니까 경비원분들이 그쪽도 아파트더라고요, 수원 쪽이요.
이분은 이름 공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신찬수 씨라는 분이 자신의 아파트의 경비원들이 너무 고생을 한다. 분리수거, 청소, 택배 관리. 그런데 땀에 범벅이 되는데 여름에 에어컨을 하나 놔주자.
그래서 대표들끼리 회의를 하는데 거기에서는 일단 부결은 됐어요. 사주는 돈하고 전기세가 부담이 가서. 그런데 개인적으로 모금이 아마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이런 좋은 일을 제안하신 신찬수 씨 직접 전화로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찬수 씨 나와 계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저희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셨는데요. 벽보를 처음 붙이신 게 언제였어요?
[인터뷰]
5일 된 것 같습니다.
[앵커]
5일 정도요. 처음에는 어떤 취지로 시작을 하시게 된 건가요?
[인터뷰]
요즘에 경비실이 다른 데도 다 마찬가지지만 경비 업무보다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택배 업무나 다른 잔업무들이 참 많아요, 분리수거도 하고. 그래서 땀도 많이 흘리시고 하는데 제가 여기 이사온 지 4년 정도 됐는데 3년 정도 전에 저희 아파트 카페에 에어컨을 설치하자고 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어요.
반응들은 좋았는데 사실 그게 진행되지는 않았고요. 제가 올해 동대표에 나가게 돼서 동대표가 돼서 그 의견을 제가 제시를 했는데 동대표회의에서는 사실 부결이 됐고.
[앵커]
전체 의견을 다 듣다보니까.
[인터뷰]
그래서 저는 그러면 최소한 저희 동만이라도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드리고 싶다 해서 이제 모금을 하게 됐죠.
[앵커]
신창수 씨가 사시는 동, 거기 경비원분에게 에어컨이라도 설치해 드려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지금 모금운동을 다시 한다는 건데요. 지금 얼마 정도 돈이 모였나요?
[인터뷰]
지금은 15만 원 조금 넘게 모였는데요. 가격은 한 30~40만 원 정도면 에어컨 하나 설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30~40만 원 정도면 에어컨 한 대를 설치하는 비용이 된다. 거기는 넓지 않으니까 자그마한 에어컨이면 가능한 거죠?
[인터뷰]
그렇죠. 한 2평 정도 사이즈니까 제일 작은 에어컨이 6평짜리 되잖아요. 그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남은 돈 다 내겠다는 주민도 있다면서요.
[인터뷰]
이게 조금 알려지고 하다 보니까 저희 동에 계시는 분이 나머지 20만 원을 내시겠다고 말씀은 하셨어요.
그런데 혼자서 너무 큰 돈을 내시는 것 같고 그리고 이게 알려지고 하다 보니까 저희 동 말고 다른 동도 하겠다 이렇게 의견이 모아지고 전체적으로 의견이 나오다 보니까 이번 주 토요일에 다시 동대표들이 모여서 재논의를 해서 다같이 할 수 있도록 해 보자. 다시 이렇게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처음에는 부결됐지만 이제 좋은 일이 소문을 타면서 아파트 전체로 전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 이런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거군요?
[인터뷰]
네.
[앵커]
다른 아파트까지 좀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도 저희가 가져봅니다. 신찬수 씨.
[인터뷰]
그러면 좋겠죠.
[앵커]
전화연결도 감사합니다.
[인터뷰]
네.
[앵커]
교수님, 참 오랜만에 훈훈한 소식이라서요.
[인터뷰]
굉장히 흐뭇하고 기분 좋네요. 여태까지 경비원에 대한 어떤 갑질만 들었잖아요. 그런데 참 흐뭇하고요. 제가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경비하시는 분들이 전부 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에요, 은퇴하고. 어떻게 보면 전부 우리 아버지뻘입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은요. 때린다고 일 안 하는 거 아니에요. 일해야 됩니다. 때리지 마시고요. 갑질 안 했으면 좋겠어요.
[앵커]
또 가슴 뭉클한 얘기까지 마지막으로 해 주시는데 어쨌든 이렇게 함께 어울려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정말 행복하게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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