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다, 끝난다 해도 도무지 물러갈 것 같지 않던 올 여름 폭염.
하지만 언제 폭염이 있었냐는 듯, 오히려 쌀쌀한 가을 날씨가 성큼 찾아왔습니다.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날씨로 환절기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는데요.
가을과 함께 각종 질병들까지 찾아와 비상이 걸렸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은 일명 '후진국형 감염병'까지 몰고 왔습니다.
콜레라는 15년 만에 발병해 현재까지 확진 환자가 두 명이 나왔죠.
보건 당국은 콜레라가 발병한 원인으로 폭염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해 바닷물의 온도가 5도 상승한 것을 콜레라의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기석 /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 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요. 지금 두 번째 환자를 보고 하니까 폭염에 의한 해수 온도 상승이 거의 상당히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5년 만에 찾아온 '콜레라' 감염경로는 오리무중?
그러나 콜레라의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입니다.
관련 당국이 일주일째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는데요.
가을까지도 산발적으로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엄중식 /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근래에 아주 보기 드문 힘든 폭염이 지속이 되면서 아마도 그동안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콜레라균들이 사람들한테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굉장히 많이 성장하고 번식해서 이 거제 통영 지역뿐만 아니라 사실 남부 해안 전체는 콜레라균이 번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을 해서 광범위한 조사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A형 간염도 지난해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환자 수가 2천9백여 명이나 됩니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데요.
2011년 이후, 이처럼 수치가 늘어난 건 처음입니다.
그리고 냉방병인 '레지오넬라증' 환자도 70여 명 발생했는데요.
집단 감염을 우려해 인천의 한 모텔은 사상 처음으로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처럼, 각종 질병 또한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2주 사이, 눈병 환자가 22% 증가했습니다.
개학 시기와 맞물리면서 영유아와 청소년들은 유행성 눈병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임도상 /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 :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는) 8~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수는 현재 외래 환자 천 명당 24.8명으로 8월 들어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가을철 대표 전염병 하면, '쯔쯔가무시'가 있는데요.
들쥐나 다람쥐의 털 진드기가 사람에게 옮기는 질병입니다.
보통 9월에서 11월 사이에 쯔쯔가무시 환자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풀밭에서 옮겨지기 쉬우니까 되도록이면 풀밭에 눕지 마시기 바랍니다.
폭염으로 인한 질병의 역습은 이미 정부 보고서에도 예고된 적이 있었죠.
손을 씻고, 음식물을 끓여 먹고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이런 기본도 지켜져야 하겠지만, 최악의 폭염, 과연 올해 뿐일까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한반도 날씨에 대비한 질병 대책도 새롭게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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