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이대생이 정유라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이화여자대학교의 한 학생이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이 학생은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로 시작하는 편지 형식의 대자보를 통해 체육 특기생으로 이대에 입학한 정유라의 각종 특혜 의혹을 꼬집었다.

"나, 어제도 밤샜다. 전공 책과 참고 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새내기 때도 우글 소논문을 쓰느라, 미적 리포트를 쓰느라, 디자인 과제를 하고, 법을 외우느라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지."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 중앙도서관에서 밤을 새울 때, 내 옆자리가 빈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이 학생은 또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부럽지도 않다"며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떤 게 좋고, 부러운 건지 나는 모르겠다"고 적었다.

특히 정유라가 엉터리 레포트를 제출하고,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은 점에 대해 "네 덕분에 그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실감이 난다.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하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대자보 끝에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한 이화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 = 이화여대 학생이 정유라에게 보낸 공개편지 대자보/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