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법재판소는 내일 대통령 탄핵심판 핵심 증인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는데, 최 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헌재는 연초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했지만 대통령 측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해부터 국민의 시선이 쏠린 이곳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입니다.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준비 절차를 거쳐 지난 3일 첫 공개변론이 열렸지만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9분 만에 싱겁게 종료됐습니다.
이틀 뒤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는 증인 4명 가운데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재판장 한가운데 있는 증언대에 앉은 윤 행정관에게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질문 세례가 집중됐는데요.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과 업무를 함께했고 대통령이 사고를 오전 10시쯤 알았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지만 불리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어 주심 재판관의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탄핵사유에 대한 국회 측과 대통령 측의 공방도 뜨거웠습니다.
대통령 측은 탄핵사유로 주장하는 촛불민심이 국민의 뜻이 아니고 집회의 배후에 민주노총이 있다며 색깔론을 꺼냈지만 국회 측은 대리인의 주장이 탄핵소추 사유와 무관하다며 재판장에게 제지해달라고 반발했습니다.
세 번째 공개변론에서는 정호성 전 비서관, 안종범 전 수석,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최 씨는 불출석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에 응하지 않은 이영선 행정관과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 등은 12일에, 출석을 피하려 잠적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은 19일 오전에 다시 소환될 예정입니다.
헌재는 이처럼 매주 한두 차례씩 증인을 불러 심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문제는 증인들의 지연작전입니다.
답변을 거부하거나 출석 요구서를 받지 않고 잠적하자 헌재는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요청까지 했는데요.
국회 측과 헌재, 대통령 측의 기 싸움이 초반부터 치열합니다.
당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비슷하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월 말에서 3월 초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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