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한철 발언 '3월 13일'을 둘러싼 해석

2017.01.31 오후 06:02
[박한철 / 헌법재판소장 : 헌법재판소 구성에 더 이상 큰 문제 발생하기 전에 3월 13일까지는 이 사건의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할 것입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오늘 퇴임한 가운데, 그의 발언을 놓고 엇갈리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소장은, 지난 25일 "탄핵심판의 결론이 3월 13일 이전에 나와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대통령 측으로 하여금 헌재를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손수호 / 변호사 : 탄핵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헌법재판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볼 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 단단하게 밟아 나가야 되는데요. 일단 절차적인 부분에서도 헌법재판소장이 날짜를 이렇게 언급한 것이 오히려 대통령 측에게 공세의 빌미를 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박 소장이 탄핵심판의 '데드라인'을 정한 이유는 뭘까요.

오는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추가공석이 생기면 심판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백성문 / 변호사 :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발언입니다. 왜냐하면 이정미 선임재판관이 3월 13일에 그만두게 되면 말 그대로 헌법재판관 7명이 판단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만에 하나 헌법재판관 중 한 분이 사고를 당하거나 아프거나 하게 되면 탄핵심판 자체가 중단돼 버려요.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박한철 소장이 오늘 퇴임함으로써 이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할 재판관은 아홉명 에서 여덟 명으로 축소됐습니다.

헌재 재판관의 수가 줄어들면서 탄핵심판의 인용 및 기각을 결정할 매직넘버 또한 달라지게 됐습니다.

기존에 재판관이 9명일 경우, 탄핵심판이 인용되려면 3분의 2인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했습니다.

앞으로의 8인 재판관 체제일 경우에도 6명 이상 찬성 시 탄핵이 인용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기각을 위한 '최소 재판관의 수' 인데요. 기각을 위해서 9명일 때에는 적어도 4명이 반대표를 던져야 했다면 바뀐 8명일 때에는 3명만 반대해도 탄핵심판은 기각됩니다.

[백성문 / 변호사 : (이제는) 심리에 참가하는 사람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탄핵이 되는 게 아니라 무조건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9명일 때 6명 찬성하는 것과 8명일 때 6명 찬성하는 것 그리고 7명일 때 6명이 찬성하는 것은, 숫자가 한 명이라도 줄면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잖아요.]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선고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입니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전원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헌법재판소법 제25조 3항에 따라, 탄핵심판이 지연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된 겁니다.

헌재법에는 각종 심판 절차에서 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심판 청구나 수행을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도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습니다.

[손수호 / 변호사 :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걸 대통령에게도 적용되고 탄핵심판에도 적용된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대통령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절차가 개시도 못한다는 거 아니냐. 이런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변호사가 설령 다 사임한다 하더라도 절차는 진행할 수 있다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대리인단에 검사 출신 변호사 한 명을 추가 선임했습니다.

전원사퇴까지 시사한 대리인단이 일단 몸집을 불리는 쪽으로 선회한 모양새입니다.

박 소장이 강조한 "3월 13일"

과연, 이 안에 탄핵심판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또한, 박 소장이 퇴임함에 따라 축소된 재판부의 구성이 향후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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