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뉴스 채널 뉴스 아시아(CNA)는 지난 1월 29일 '대한민국의 할머니 매춘부'라는 제목으로 '박카스 아줌마'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배포했다.
'박카스 아줌마'는 노인에게 피로해소제 등을 건네면서 성매매나 유사 성매매를 하는 노년층 여성을 뜻하는 단어로, 주로 종로 등 노인층이 많이 찾는 종로 등지에서 만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큐멘터리는 '노인 성매매'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지만, 곧 '박카스 아줌마'는 한국의 심각한 노인 빈곤율과 정부 지원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라는 거시적인 문제를 꼬집는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성매매 노인 박 모 씨는 "부끄럽지만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박 씨는 "자식들을 키웠는데 하나도 교육을 못시켰다. (아이들) 아버지가 노름해서 다 날려서 풍비박산이 났다. 서울에 살았다면 자식들 국민학교라도 보낼 수 있었을 텐데..."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박 씨의 남편은 박 씨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신경통을 앓는다는 사실을 의사에게 들은 뒤 가출해 소식이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내가 아파서 심각한 신경통이 생겼는데 우리 아기 아버지가 의사한테 그걸(병명) 듣고 뒤로 나자빠지더니 집을 나갔다"며 "정부 도움으로 굶어 죽지는 않지만 약값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여기(일하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 숭실 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는 박카스 아줌마들에게 "왜 성매매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당신도 굶어 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성매매 노인 여성 대부분이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청년들도 일자리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노년 여성이 일자리를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 교수는 "서울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단속만 하고 있고 복지 등 지원은 없다며 이분들(박카스 아줌마)만 따로 복지를 지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노인빈곤율은 OECD 1위로, 2015년 기준 49.6%다. 노인 전체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노인 자살률도 OECD 평균의 무려 3배에 달한다. 이런 현실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한 노인들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며 손가락질을 해봤자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지원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단속은 성매매가 더욱 음지화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노년층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과 노인 일자리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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