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친박계와 친박 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가 보수결집의 '촉매제'가 되고 있는 걸까요?
한동안 잠잠했던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다시 '아수라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수백 명의 지지자가 삼성동 자택 앞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반대를 외쳤습니다.
자정을 넘겨 대부분이 자리를 뜬 가운데에서도 열성 지지자들은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 영장을 청구한 검찰을 맹비난했습니다.
조원진 의원은 안하무인의 검찰의 민낯을 보는 것 같면서,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이번 구속영장 청구를, 죽은 이의 시신을 꺼내 다시 훼손하는 형벌 '부관참시'에 빗댔습니다.
[윤상현 / 자유한국당 의원 : 탄핵으로 이미 모든 것을 잃고 침잠하신 분을 다시 인신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역사의 불행으로 남을 것이고 국가의 불행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것입니다. 이미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파면을 당한 대통령을 포승줄과 수갑에 채워 교도소에 넣겠다는 것은 부관참시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에 대해 공식 언급을 자제해 왔던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공개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정태옥 /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지만, 불구속 수사를 바라고 있는 우리 당으로서는 유감스럽다….]
자유한국당 내 대선주자들도 한목소리를 내는 분위기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연관성에 집중해 언급했습니다.
"검찰이 문재인 전대표의 대선가도에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영장을 청구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촛불 집회 이후 줄곧 거친 발언을 이어왔던 김진태 의원, 이번에는 '사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격분했습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 궁궐에서 쫓겨나 사저에게 눈물로 지새는 여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격입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생각합니다. 탄핵을 극복하고 이겨나가야 하는데 이렇게 상처 난 가슴에 대못을 박아서 나라가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이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수사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연금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굳이 구속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을 전했습니다.
이처럼 자유한국당 내부 분위기가 격앙되는 상황 속에서 만약, 법원의 영장 발부까지 이뤄질 경우 '대선정국'에서 보수층의 또 다른 결집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5월에 있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입니다.
[이현종 / 문화일보 논설위원 :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경우에 이럴 경우 제가 볼 때는 보수쪽의 결집현상이 상당히 심할 겁니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하는 지지층들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결집할 수 있는.아무래도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해서 보수 결집이 일어날 것이고....]
친박계 기류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결과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보수층 안에서 일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도 모릅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층의 이러한 결집 조짐이 박 전 대통령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도 아직 모릅니다.
오늘도 삼성동에는 피 말리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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