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밤 서울 수락산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불은 13시간이 지난 오늘 낮에 겨우 꺼졌는데, 축구장 6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산등성이 곳곳에 새카맣게 불에 탄 자국이 선명합니다.
수락산에 불이 나면서 밤사이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입니다.
혹시 작은 불씨라도 남았을까, 하늘에서는 헬기 여섯 대가 쉴 새 없이 물을 뿌리고,
땅에서는 진화대원 2천 3백여 명이 낙엽을 들춰내며 꼼꼼하게 잔불을 잡아냅니다.
밤 9시쯤 시작된 불은 새벽 2시 반쯤에야 겨우 큰 불길이 잡히면서 13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4만 제곱미터, 축구장 6배 가까운 면적이 새카만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임승자 / 서울 상계동 : 마음속으로 기도했죠. 아파트 쪽으로 오지 말라고요. 이쪽으로 오면 산밑이 다 주공 아파트니깐…. 얼마나 불안해요. 주민들이 복도에서 얼굴 내놓고 있었어요.]
현장에는 등산로 입구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져 있는데요.
산림과 소방당국은 이렇게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밤샘 잔불 진화작업을 벌였습니다.
합동 산불조사감식반은 처음 불이 난 곳이 일반 등산로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으로 확인됐다며, CCTV 분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성희 / 노원소방서 현장대응과장 : 담배꽁초 등 불씨를 관리를 잘못했다거나, 서울 근교 산에는 무속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혹시 불씨 관리를 잘못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건조한 날씨 때문에 숨어있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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