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앵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계속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전진이 있었고 본진이 있었고 여진이 있어서 한 12차례 오늘 지진이 있었는데요. 앞으로 추가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어떻게 보시고 계시나요?
[인터뷰]
규모 5.4 정도 되면 여진이 따라오는 것이 상례고요. 더군다나 경주 지진, 작년에 발생했던 경주 지진의 예를 보게 되면 규모 5점대 지진이면 길어야 한 3~4개월 정도의 여진이 계속되지만 경주 지진 같은 경우는 1년여에 걸쳐서 여진이 발생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지진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 특징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반도는 오랜 기간 동안에 여러 곳에 응력이 누적되어 온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응력들이 이번 포항 지진으로 인해서 배출되는 효과를 받게 되면 여진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지나치게 저희가 불안감을 가질 필요도 없지만 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야 될 것 같은데요. 일부에서는 지금 지진이 이렇게 잇따르는 것이 어떤 본진을 앞둔 전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는데요.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인터뷰]
그것을 지금 상황을 보고 단언할 수 있는 방안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 이 지진이 앞서서 발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규모 7 내외로 산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지진보다 보다 더 큰 지진이 뒤따라올 가능성도 여전히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이 전진으로 판단해서 더 큰 지진이 온다고 확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다만 작년에 발생했던 경주 지진과 이번 포항 지진과의 상호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에 좀 우려스러운데요. 작년에 발생했던 경주 지진에 의해서 응력이 추가된 방향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포항이고 경주 지역으로부터 북동 방향으로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번 지역은 경주 지진에 의해서 응력이 누적된 지역에 해당되는 것이고 제가 작년에도 지속적으로 추가 지진이 발생할 곳이라고 지목했던 지역 중 하나거든요. 그곳에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우려스럽고요. 그다음에 이번 포항 지진 때문에 또 다른 응력이 주변 지역에 쌓이게 되고 작년에 쌓였던 응력과 더해지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응력이 배가된 지역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배가된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보다 강력하고 큰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앵커]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작년 경주 지진을 되짚어 보면 5.8의 강진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에 5.1의 지진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경주 지진과 연관성을 볼 때 앞으로 어느 정도 저희가 예의주시하면 향후 여진이지 지금이 본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인터뷰]
여진이 어느 정도까지 더 길게 발생할 것이냐는 지극히 그 지역 환경에 달려 있는데요. 지진학적으로 따져보자면 추가된 응력이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길게는 수년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지진에 의해 쌓인 응력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보면 몇 년 후에도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하루이틀로 해서 이 위험이 사라질 게 아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는 굉장히 우려와 걱정이 많은 나날들이 지속될 거라고 생각이 돼서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앵커]
기상청이 오늘 처음에는 규모를 5.5로 발표했다가 5.4로 지금 하향 조정돼 있는 상태 아닙니까? 이렇게 혼선이 발생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최초에 지진 규모를 산정할 때는 몇 개의 관측소를 통해서 신속하게 지진 경보 형태로 발령을 내게 되거든요. 그 경보상으로 보면 규모가 5.5로 나왔고 이후에 보다 많은 자료가 쌓인 상태에서 정밀하게 계산된 것이 5.4로 수정이 된 겁니다. 그래서 5.5로 계산돼서 나왔다는 것은 비교적 정확하게 잘 계산했다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5. 5로 비교적 잘 계산을 해서 신속하게 정보를 알렸고 이후에 수정, 보완된 게 5.4로 최종 확인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번 경주 지진보다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이번 포항 지진의 경우에는 전국에서 감지한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 경주 지진에 비해서 포항 지진은 규모가 0.4 정도로 작고요. 그러면 규모가 0. 2씩 차이가 날 때마다 에너지는 2배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0. 4가 차이가 나면 에너지는 4배가 차이나게 됩니다. 그래서 포항 지진은 작년에 발생했던 경주 지진에 비해서 4배 더 작은 지진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 지진은 지하 11km에서 16km 사이에 발생한 지진이고 이번 포항 지진은 지하 9km 정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평가되고 있거든요. 깊이가 얕은 곳이다 보니까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지표에 큰 영향을, 보다 더 큰 지진동을 만들어낸 겁니다.
지표의 지진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히 지진 규모가 클수록 더 영향을 미치지만 지표까지 전달되는 길이가 짧을수록 에너지가 많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로 전달이 되거든요. 더군다나 한반도는 지질학적으로 굉장히 오래된 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리캠브리안 지역이라고 해서 지질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땅이 되는데 이런 땅을 전파하는 지진파는 먼 거리를 가더라도 에너지가 많이 가지 않은 상태로 전파가 됩니다. 그래서 이 포항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수도권 지역까지도 에너지가 잘 전달되게 됐고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됐던 겁니다.
[앵커]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규모가 결정적이지만 깊이에 따라서도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경주에 이어서 포항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은 그 지역의 단층이 활성화됐다 이런 표현들을 많이 하는데 그걸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양산단층 얘기도 나오고요.
[인터뷰]
양산단층이라고 지금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작년 경주 지진조차도 초기에 양산단층이라는 얘기들이 많아서 많은 혼선이 사실 있었거든요. 양산단층 근처에서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작년 경주 지진 같은 경우도 양산단층을 가로지르는 또 다른 단층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포항 지진 같은 경우도 양산단층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임은 틀림 없지만 이것이 양산단층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지진이 지하 9km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이점인데요. 지하 9km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주로 발생하는 깊이가 지하 5km 미만, 밑의 지역에 해당하는데 그것보다 보다 더 깊은 지역에 해당되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지표에서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단층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양산단층인지 아닌지는 보다 더 면밀하게 조사가 돼야 되는 거고요.
다만 경주 지진에 의해서 포항에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지하에 만약에 숨은 단층이 있다면 그 숨은 단층들이 이 일련의 과정에 의해서 응력이 추가가 되고 그 추가된 효과로 지진을 계속 유발하고 있다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교수님, 그렇다면 이번 지진으로 어느 단층인지는 저희가 단정할 수 없지만 혹시 이번 단층의 지진으로 다른 주변의 단층을 자극했을 가능성은 있습니까?
[인터뷰]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주변 지역에 응력을 쌓아놓게 되고 쌓인 지역에 해당하는 단층이 있다면 그 단층은 분명히 영향을 받을 공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응력이 쌓인다고 해서 모든 단층이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층이라는 것은 단층의 방향과 주향에 따라서 응력이 어느 방향으로 추가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해당 지역에 단층이 있다고 해서 항상 반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응력이 추가된 지역에 단층이 있다고 해서 항상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겁니다.
[앵커]
지금 배가된 응력이라는 표현을 많이 해 주셨는데요. 작년에 경주에서, 오늘 포항에서 역대 가장 센 지진이 작년에 경주에서 발생했고 오늘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는데 또 다른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꼽는다면 어디로 예상을 해 볼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일단 지금 저희가 긴급하게 저희 연구실에서 계산을 해 보면 지금 경주 지진과 포항 지역은 서로 연결하는 북동, 남서 방향으로 연결되는 지역이고요. 그 지역의 연장선상에 있는 지역들, 즉 포항 앞바다 지역과 울진 앞바다 지역까지 연결되는 지역에 응력이 증가돼 있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포항과 경주 사이 지역에 응력이 굉장히 많이 배가된 상황입니다. 그다음에 경주 지역의 남서 방향으로 또 응력이 배가돼 있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각각 포항과 경주 지역의 북서 남동 방향으로, 각각의 지진 쪽에서 봤을 때. 그렇게 조각조각 약간 쪼개져 있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런 지역, 일부 지역에 응력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해당 지역들에는 응력이 중첩돼서 나타나는 현상이 관측이 되기 때문에 이런 지역은 보다 더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여건이 되고요.
반대로 하나가 증가되고 하나가 감소되면서 에너지가 해소된 부분도 포항 지진이 발생하면서 발생을 했습니다. 그런 지역들은 앞으로는 조금 더 안전한 지역이 됐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 지역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 조사 결과죠?
[인터뷰]
해당 지역은...
[앵커]
조사 결과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일단 계산해서 나온 지역인데요. 고리나 부산 쪽을 연결하는 해당 지역의 응력이 많이 떨어져 있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포항 아래쪽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포항으로 봤을 때 남동 방향에 있는 지역들. 이런 지역들에서도 에너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포항에서 봤을 때 남서 방향으로 존재하는 지역도 에너지가 감소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서요. 해당 지역에서는 조금 더 안전한 지역이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부산도 말씀하셨는데 부산은 어느 쪽이죠?
[인터뷰]
부산은 제가 말씀을 드리기가 조금 곤란한 상황인데 부산은 현재 약간 유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혹시 수도권에서 비슷한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인터뷰]
이번 지진에 의해서 수도권에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낮아졌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수도권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요.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한반도가 지진에 대해서 굉장히 취약한 지역으로 발달한 것은 사실입니다. 지진이 굉장히 빈발하는 지역이 됐고.
[앵커]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실질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그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기록물을 보게 되면 수도권 일원을 중심으로 지진 규모가 7 내외로 관측되고 있거든요. 이런 지진들은 수도권 일원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약화된 지각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수도권에서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도권 일대에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지금 오늘도 현재까지는 별 문제가 없고 안전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마는 원전 지대가 있지 않습니까. 원전 지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지금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까?
[인터뷰]
원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지금 고리가 한 4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비교적 지진동이 약하게 관측이 돼서 안전 운행 정지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지진동이 관측됐다고 나오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상당히 다행스러운 측면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울진이나 월성 같은 경우에는 그보다 더 낮은 지진동이 나왔을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발표를 조금 더 면밀히 봐야 되기는 하겠지만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앞으로 발생 가능한 지진 등에 의해서 어떤 효과를 받게 될지, 또 어느 지역에 발생할지에 따라서 원자력발전소에 미칠 영향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효과에 대해서는 또 조사를 해 봐야 됩니다.
[앵커]
앞서 교수님께서 여진에 대해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켜봐야 된다 이런 의견을 주셨는데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대비를 하면 좋겠습니까?
[인터뷰]
여진 발생이 하루아침에 멈추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특히나 이번에 큰 지진이 발생하고 나면 수일 내에 빈발하는 현상을 보이게 되거든요. 그래서 오늘 밤을 넘어서면서 여진 등이 몇 차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굉장히 놀라실 텐데요.
만약에 여진이 발생하게 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밖으로 나오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여진이 보다 더 강력한 여진이 있을 수도 있고요. 다행스럽게 약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가옥 밖으로 나오시는 게 필요하고 그럴 때는 엘리베이터를 활용하지 마시고 계단을 이용해서 나오시는 게 필요합니다.
[앵커]
당장 내일이 수능일이어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내일도 여진 가능성이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오늘 강력한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면 지금 일부 지역 같은 경우에는 5. 0을 기준으로 해서 조치를 하도록 기준을 정했는데 그 이하면 시험 보는 데 문제가 없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글쎄요, 그건 정말 수능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아주 궁여지책을 내세운 것 같은데요. 규모 5.0 이하면 안전하다라는 룰은 사실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규모 5.0이라도 지표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지진이라면 가옥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규모만 갖고 어떻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내일 상황을 수험장에 계신 분들이 잘 판단을 해서 대응을 해야 되겠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자세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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