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도권] "국가건강검진, 즉각 치료 가능한 질환 놓치지 않기 위한 목적"

2018.11.22 오전 10:0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 출연자 : 오범조 서울대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미뤄뒀던 건강검진 대상자들이 검진을 받느라 병원이 북적거립니다. 내년부터는 20~30대 청년 720만 명도 무료 국가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 의존하고 있는 20~30대 피부양자와 세대원,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해당하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위해서 병원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건강검진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범조 서울대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오범조 서울대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하 오범조): 안녕하세요. 오범조입니다.

◇ 장원석: 요즘 건강검진 받으러 많이들 오시죠?

◆ 오범조: 네. 사실 말씀하셨지만 연말이 되니까 연초에 받았던 그 우편 통지물 기억하고 있다가 몰려오시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굉장히 바쁘시겠습니다. 교수님 같은 의료진들도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죠?

◆ 오범조: 저희는 병원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받고 있습니다.

◇ 장원석: 연말에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건강검진을?

◆ 오범조: 저희는 6월보다 앞쪽, 그러니까 봄이나 여름 정도에 받으셨으면 하죠, 연말에 많이 오시니까.

◇ 장원석: 그렇군요. 오늘 건강검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알아볼 텐데, 보건복지부가 '건강검진 실시기준'을 개정한 이야기부터 좀 해보겠습니다. 내년부터 20~30년대 청년 720만 명도 무료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지금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건강검진 항목에는 뭐가 있습니까?

◆ 오범조: 네. 현재 국가검진은요. 만40세의 생애전환기 1차 검진을 시작으로 2년 간격으로 빈혈이나 고지혈증, 간이나 심장기능 이상을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요. 위내시경이나 폐 X-ray를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는 우울증, 신체기능평가, 그리고 여성의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일반 건강검진 항목 말씀해주셨는데, 20세와 30세에 각 한 번씩 또 정신건강검사를 받도록 했어요.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 오범조: 네. 이게 우리나라의 청년세대가 특별히 자살 사망률이 높다라는 점을 고려해서 이런 검사를 추가하였다고 하고요. 어떤 연구에 의하면 ‘내가 자살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은 자살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 중의 10% 가량이 실제로 이것을 한 번 정도는 실행에 옮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미리미리 걸러서 찾아낼 수 있다면 예방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다른 연령대도 이러한 정신건강 검사를 앞자리 나이가 바뀔 때마다 한 번씩 하더라고요. 20대와 30대도 이제 한 번씩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군요. 이렇게 청년층까지도 국가검진을 받게 되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오범조: 네. 저희가 고혈압이나 당뇨·고지혈증 같은 소위 말하는 ‘성인병’이라는 질환들을 보통 40~50대 때 발견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지금 젊은 층에서 이런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조 더 빨리 발견하면 초기에 먼저 예방을 할 수도 있고요. 약을 쓰더라도 처음부터 센 약을 쓰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 전 단계를 우리가 대사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생활습관 때문에 살이 찌고 혈압이 늘고 혈당이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미리 발견해서 약 처방을 바로 하거나, 또는 생활습관을 조절해서 다시 되돌려놓을 수 있다면 훨씬 예방효과가 크겠죠.

◇ 장원석: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견되는 그런 병들, 흔히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견되는 그런 병들을 살펴봤을 때 이 병이 적어도 20~30대부터 진행됐겠구나, 이렇게 소견이 되는 것들도 많습니까?

◆ 오범조: 네. 그 대표적인 것들이 이제 그런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이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훨씬 전부터 오는 병들이기 때문에 시작하려고 할 때부터 발견하면 참 좋겠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래서 이번에 20~30대 젊은 층도 국가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이런 점들을 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20~30대 중에서는 아직 종합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건강검진을 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에 문제가 있는 걸 전부 확인할 수 있는 건가요?

◆ 오범조: 이게 건강검진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병을 찾아낸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고요. 건강검진, 특히 국가검진이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건강한 인구집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질병, 그리고 검진을 통해서 확인이 쉬운 질병, 그리고 발견하면 바로 치료가 가능한 것들, 이런 것을 우리가 건강검진으로 찾아내고 싶어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는 빈혈이나 당뇨, 고혈압, 간기능 이상이나 결핵, 위암, 골다공증 이런 것들이죠. 그래서 이런 건 놓쳐선 안 되고 찾아내면 즉각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런 걸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질환이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고. 하지만 아주 중요한 건 놓치지 않도록 나라에서 챙겨주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장원석: 우리나라 국민들이 흔하게 앓고 있는 질병이라든지, 중증 병에 대해서 미리 좀 걸러낼 수 있도록 종합검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라든지 걱정되는 쪽에 대해서는 또 별다른 노력을 가해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건강검진의 중요성은 다 강조하고 있지만, 괜히 불안해서 건강검진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혹시나 큰 병이 발견되면 충격 받을까 봐 못 가겠다, 이런 말씀 하시는데요. 그래서인지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을 보니까 검진 대상자의 70%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암환자는 절반 정도고요. 의료진 입장에서 보시기에 이 정도 수치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오범조: 사실 생각보다 굉장히 낮은 편이고요. 10여 년 전에 국가검진이라는 게 처음 생겼을 때는 50%가 안 됐습니다. 절반도 안 되는 분들이 검진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 70% 정도면 굉장히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암검진은 여전히 50%가 안 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에는 대변검사로 암을 진단하는 게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들 하시기 때문에 수검을 받는 비율이 30%가 안 되거든요. 하지만 또 이에 반해서 간암 검사 같은 경우는 이제 검사를 받는 분들이 자꾸 증가해서 10년 전에 30%였는데 지금은 두 배 가까이, 60%로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물론 여전히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씩 늘고는 있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낮은 이유가 무서워서 안 받는 것도 있지만, 본인이 대상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우편물을 못 받는 분들도 있고요. 사실 대원칙은 올해가 짝수연도면 본인이 짝수연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대상자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 장원석: 꼭 기억하셔야겠네요. 몰라서 못 받는 경우는 너무 안타까울 것 같아요. 직장가입자들은 회사에서 받기 때문에, 70% 수치 이게 최대로 몇 퍼센트까지 올라야 정상적이라고 보세요?

◆ 오범조: 저희는 얼마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능한 한 대상자인 국민들이 다 받으면 좋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래도 연말에 몰리기보다는 앞쪽에 상반기에도 오셨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도 앞에 해주셨는데요. 건강검진이 왜 중요한지, 전문가로서 몇 가지 강조해주신다면 어떤 걸 꼽아주시겠습니까?

◆ 오범조: 이게 건강검진 하면 크게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아무 이상이 없는 정상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병이 있으면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 이렇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여기서는 우리가 궁금한 건 질병을 찾으면 치료를 하면 되고요. 정상인 분은 지금처럼 관리를 쭉 하면 되지만, 검사 결과지에 보면 정상A가 있고 정상B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B라는 사람들을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건 정상과 질환의 딱 경계 정도에 있기 때문에 병으로 진행하기 전에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은 전문의랑 상담하거나 또는 이미 거기 추천되어 있는 방법대로 정상A에 가깝도록 관리를 하는 게 필요해요. 그래서 이런 걸 통해서 좀 더 건강을 증진할 수가 있겠죠.

◇ 장원석: 그러면 정상B에 해당하는 분들은 지금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병이 발병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건가요?

◆ 오범조: 질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죠.

◇ 장원석: 그렇군요. 정상B의 분들은 특히 또 관리를 잘하셔야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건강검진을 얼마 만에 한 번씩 받는 게 좋을까, 이것도 조언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보통은 40세 이상부터 특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해마다 받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어느 정도가 좋겠습니까?

◆ 오범조: 사실은 어느 나라나 건강검진을 얼마마다 하라는 어떤 정확한, 콕 집어서 가이드라인을 주는 나라는 없고요. 적당한 검진주기는 없지만 저희가 이제 하는 것은 현재의 나이, 그다음에 가족력, 그리고 본인이 지금 가지고 있는 질환 정도를 고려했을 때 얼마마다 받는 게 좋다고 개별적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하지만 40세 이상인 분들한텐 일단 국가에서 2년마다 하는 검진항목들이 위내시경이라든가 혈액검사들이 있죠. 그런데 또 고지혈증 같은 경우는 2년마다 검진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그 간격이 4년으로 넓어졌습니다. 왜냐면 모든 국민에게 2년 간격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피검사로 보는 게 질환 예방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봤던 게 배경에 있을 거고요. 그래서 모든 검진을 매년 하는 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닙니다. 아니지만 예를 들면 당뇨가 있어서 지금 약을 먹고 있다고 한다면 검진보다는 현재 받고 있는 진료 받는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을 수 있고요. 그냥 질환이 있는지 정도 보는 검사라면 2년 정도 간격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물론 개인에 따라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같은 기준으로 이렇게 볼 수는 없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력이 있으면 특히 해당 질병을 예방하고 검사를 잘 받아야 할 텐데요. 그 병이 암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흔한 암 중에서 위암을 예로 들면요. 가족 중에서 위암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본인은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요?

◆ 오범조: 우리가 가족력이 무엇이냐, 라는 건데 직계가족 3대 안에서 한 명 이상이 어떤 암이 있었다고 하면 그 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40세보다 조금 더 일찍부터 정기검진을 시작해서 위내시경을 받아볼 것을 권하고요. 특히나 물어보신 대로 위암의 가족력이 집에 있다고 하면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원인이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제균치료를 받고, 그리고 담배가 위암에 기여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금연, 그리고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제균치료. 이런 걸 꼭 챙겨주셔야겠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방금 예를 들어주신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처럼 가족력이 뚜렷한 경우라면 보건당국에서 권고한 검진 나이보다 더 일찍 검사받는 건 어떨까요?

◆ 오범조: 맞습니다. 모든 암에 대해서 일찍부터 검사받으라고 하진 않지만 특히 가족력이 있는 대장암 같은 경우에요. 국가검진의 대변검사로는 좀 정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 40세보다 이른 나이부터 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 거다, 라고 말씀을 드리고요. 한 10년 정도 일찍 30대 때부터 시작할 수 있고. 집안에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 특히나 좀 젊은 나이에 검사를 받는다면 X-ray가 아니라 초음파 검사를 추천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폐암은 가족력이 뚜렷하다고 말씀드리기 조금 어렵지만, 본인이 흡연력이 오랫동안 있다고 한다면 정기적으로 저선량 폐CT를 찍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장원석: 건강검진을 하려면 문진표를 작성하지 않습니까. 그럴 때 어릴 때 앓았던 질환이라든지, 지금 먹고 있는 약까지 제대로 적어야 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문진표는 어느 정도나 꼼꼼하게 써야 하나요?

◆ 오범조: 네. 이 문진표는요. 저희가 궁금한 사항들은 현재 진단받은 중요한 병이 있는지, 심장이나 뇌 쪽에 중요한 병이 있는지. 그리고 직계가족 중에 동일한 질환이 있는지. 그리고 술·담배 운동 같은 것들을 얼마나 잘, 생활습관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보는 거니까요. 사실 거기 물어보는 대로 답하시면 되지만 가장 많이들 어려워하시는 부분이 이제 술과 운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본인이 얼마나 술을 먹는지, 그리고 신체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굉장히 헷갈려하시는데. 가장 쉽게는 방문하시는 날부터 일주일 사이에 내가 어떤 술을 몇 번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해주시고, 일주일 동안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를 회상하면서 적어주시면 쉽게 답하실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항목 가운데 골다공증에 대한 검진주기도 조정됐고요. 고령시대가 됐으니까 국가검진 주기를 조정한다든지, 좀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제시하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선 어떤 생각이세요?

◆ 오범조: 네. 골다공증 검사는요. 예전에는 만66세가 되는 여성에게 한 번 나라에서 검사해주고 있었는데요. 이 시기에 검사를 했더니 절반 정도의 여성들이 골다공증을 진단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발견되는 시기에 검사를 하는 것은 조금 예방효과는 떨어지지 않느냐라고 해서 그럼 한 번 정도 더 앞서서 검사를 해줘야겠다. 그 시기가 언제일까, 라고 고민을 하다가 한국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폐경이 오는 시점인 만50세에 한 번 먼저 해보자라고 해서 최근에 개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는 두 번, 50세와 66세에 하게 되고요.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범조: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오범조 서울대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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