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괴물',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여러 조각으로 나눴다 다시 붙일 수도 있어서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제품입니다. 슬라임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화학 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인체 유해성에 대해 꾸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국가기술표준원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액체 괴물 190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76개에서 유해성이 확인됐습니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CMIT와 MIT라는 성분이 나왔는데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으로 유명해진 바로 그 성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제품에서는 간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보다 3백 배 많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관련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와 보건대학원이 액체 괴물의 붕소 화합물의 함량을 분석했는데요.
초등학교 근처나 온라인으로 무작위로 구입한 30개 제품 가운데 25개에서 유럽연합의 기준치를 넘기는 붕소가 발견됐고, EU의 기준치 kg당 300mg을 7배 초과해 2,278㎎이 들어있는 것도 발견됐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이기영 교수는 붕소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기영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눈과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고요. 피부에 변화를 일으켜서 화상 같은 것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동물 실험에서 붕소를 실험한 결과 생식기에 문제가 생기고요. 임신이 잘 안 되고 동물의 새끼의 수가 감소하고, 체중이 적어지고, 기형이 발생하는 실험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나다 정부에서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어린아이들이 이런 슬라임 제품을 오래 가지고 놀지 않도록 경고 내린 바 있습니다.]
물론 동물 실험은 고도의 붕소를 투입하기때문에 무조건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인체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이를 만지다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는 막아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액체 괴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절대 그냥 변기나 쓰레기통에 버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유를 들어보시죠.
[허정림 / 환경공학 박사 : 그냥 버리면 물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액체 괴물 속에 넣는 작은 알갱이들은 하수처리과정에서 걸리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마이크로비즈라고 하는 미세플라스틱인데요. 무심코 버린 유해물질이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으로 발생하면 다시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은 생태계의 원리이기 때문에, 버릴 때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건조 시키는 것이 답입니다.
액체 괴물을 넓게 펼쳐서 햇볕에 바싹 말린 뒤, 이를 잘게 조각내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된다고 하니까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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