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속 기로 놓인 양승태, 모레 '운명의 날'

2019.01.21 오후 02:12
[앵커]
'사법농단'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가 모레(23일) 결정될 예정입니다.

사상 첫 대법원장의 구속영장 심사는 검찰 출신의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게 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신지원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가 언제, 누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인가요?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모레(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법정에서 열립니다.

사상 첫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은 25년 후배인 검찰 출신의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게 됐습니다.

지난해 8월 추가로 임명된 명재권 부장판사는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발부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고영한 전 처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공모관계가 소명되지 않는다'며 기각했습니다.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같은 시각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립니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허 부장판사는 행정처 근무 경력은 없지만,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공범으로 적시된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의 배석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기피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법농단' 의혹으로 구속된 사람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유일합니다.

그동안 잇따른 영장 기각으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아 온 법원에 이번에도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앵커]
헌정 사상 전례 없는 일인데,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가를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앞서 사법부 수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실무 책임자인 임종헌 전 차장의 사이에 있는 박병대·고영한 전 처장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 개입 정황이 결정적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헌정 사상 전례 없는 일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도 고려할 요소입니다.

앞서 검찰은 260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40여 가지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단순히 범행을 보고받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직접 주도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미루려고 재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김용덕 전 대법관을 직접 만나거나, 전범 기업 측 대리를 맡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독대한 정황이 대표적입니다.

검찰은 김앤장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물의야기 법관'에 대한 인사 불이익 결정에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V 표시를 한 문건, 대법원장 지시사항 전반을 상세히 적은 이규진 전 양형실장의 업무수첩 등 이를 뒷받침할 물적 증거도 확보한 상황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속 여부를 다투는 법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신지원 [jiwon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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