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내일(11일) 재판에 넘겨집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신지원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넘겨지게 되는데,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내일(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권 남용과 국고손실 등 40여 개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
지난달 24일 새벽에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되면서, 최대 20일에 이르는 구속 수사 기한이 모레(12일) 만료되는데요.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만기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 일정을 정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진보 성향 법관들에 인사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기 위해 파견 판사를 통해 기밀을 누설하고, 공보관 예산을 법원장들에게 격려금으로 주는 등 본래 용도와 다르게 쓴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구속 상태인 양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를 마무리했는데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구속 전과 마찬가지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사법 농단 의혹으로 그동안 백 명이 넘는 전·현직 판사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다른 관련자들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일단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기소하면서 '사법 농단' 의혹에 깊숙이 연루된 전직 대법관들도 재판에 넘길 방침입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 출신으로,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입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이나 통진당 지위확인 소송 등 민감한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고 전 대법관은 이와 함께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비위 의혹을 무마했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실무자'로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추가 기소될 예정입니다.
임종헌 전 차장은 재판에 부당 개입하거나 판사들을 뒷조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처음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달에는 국회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접수해 실제 전달한 혐의로 2차 기소됐습니다.
이번에는 진보성향 법관들에 대해 '물의 야기 법관' 문건을 만들고 실제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로써 8개월에 걸친 '사법 농단'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지만, 아직 남은 의혹이 있습니다.
일단, 양승태 사법부에 재판 민원을 제기했던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 여부도 검토해야 하고요.
양승태 대법원이 헌법재판소를 견제하려고 민감한 재판을 '말 잘 듣는' 재판부에 몰아주려 했다는 '재판부 배당 조작' 의혹도 남아있습니다.
검찰은 되도록 이번 달 안에 보강 수사를 거쳐 관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을 재판에 넘길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신지원 [jiwonsh@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