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전 차관을 둘러싼 의혹 가운데 뇌물 혐의에 대해 우선 재수사를 권고했습니다.
곽상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민정비서관도 수사를 방해했다며 신속한 수사를 권고했습니다.
대검찰청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양일혁 기자!
예상대로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 권고가 나왔습니다.
먼저,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오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대검 진상조사단의 조사 내용을 보고받았습니다.
그 결과, 김학의 전 차관의 뇌물 혐의에 대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윤중천 및 피해 여성의 진술이 확보되었고, 다시 수사 때 검찰이나 경찰이 계좌 추적을 하지 않는 등 뇌물 혐의를 수사하지 않은 점,
적극적인 수사로 뇌물 제공 시기와 금액을 특정하면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또, 김 전 차관이 지난 22일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하게 출국금지 조치된 점 등으로 비춰볼 때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시 청와대의 수사 외압과 관련해서도 수사 권고가 나왔습니다. 근거가 무엇인가요?
[기자]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이 대상입니다.
김학의 전 차관의 범죄 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경찰청 수사 지휘 라인을 부당하게 인사 조치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거나 사건 실체를 왜곡했다고 진상조사단이 보고했습니다.
김학의 동영상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던 국과수에 행정관을 보내 동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수사에 개입한 정황도 나왔습니다.
과거사위는 당시 청와대 소속 공무원이나 경찰 등의 진술이 확보되고 청와대 브리핑 자료 등에서 혐의가 소명된다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사위는 김학의 사건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우선 1차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도 위원회의 권고내용을 즉시 대검찰청에 보내 신속하게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김학의 전 차관의 성폭력 혐의는 예상대로 이번 수사 권고에서 빠졌습니다.
문제는 공소시효가 살아있느냐인데, 어떨 것 같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3년과 2014년 검찰 수사에서 들여다봤던 김 전 차관의 성폭행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종료됐습니다.
특수강간 혐의는 공소시효가 15년이어서 아직 살아 있지만 혐의 입증이 어려워 일단은 이번 수사 권고에서 빠졌습니다.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관건인데요,
일단 진상조사단은 오늘 수사 권고 발표에서 김 전 차관이 2012년까지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액수가 5천에서 1억 미만일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돼 10년, 1억 원이 넘을 경우에는 15년으로 공소시효가 늘어납니다.
조사단 소속 검사가 법무부에 보낸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에도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정례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과거사위가 입장도 밝혔습니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김학의 전 차관의 지난주 심야 출국 시도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매주 월요일 법무부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정례 회의를 해왔습니다.
보통 비공개로 회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언론에 입장을 밝힌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심야 출국 시도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정한중 /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대행 : 전직 고위 검사가 우리 위원회 조사에 협조는커녕, 심야 0시 출국이라니요. 도대체 국민을 뭐로 보고 그러셨는지? 지금부터라도 조사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과거 검찰도 부실 수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재수사 방식에 고민이 깊겠군요?
[기자]
과거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을 조사하고 두 번 모두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죠.
당시 '검찰 식구라고 감싸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세 번째 수사 방식은 무엇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별 검사를 임명해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자는 주장이 거론되지만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국회 의결까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따라 중간보고 없이 수사할 수 있는 '특임검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만 가능합니다.
관련 훈령을 개정해 전직 검사에 대한 수사도 가능해질지 관심입니다.
특별수사단을 꾸려서 수사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수사 과정의 독립성을 위해 검찰에 중간보고를 하지 않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과거사위 재수사 권고와 관련해 취재진이 조금 전 문무일 검찰총장 퇴근길에 향후 수사 방식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문 총장은 법무부에서 자료를 보고 판단해서 법적 절차에 따라서 빈틈없이 준비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결국, 재수사 권고가 나온 데는 지난주 김학의 전 차관의 해외 출국 시도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김 전 차관이 해외 도피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김 전 차관은 22일 자정 무렵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차관이 일부 언론사에 A4 용지 다섯 장 분량의 입장문을 보냈습니다.
김 전 차관은 또 해외 출국 계획에 대해 심신이 지쳐 있는 상황에서 어리석은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
비행기 표도 왕복으로 끊었고 짐도 옷가지 몇 벌만 간단히 챙긴 만큼 장기간 도피를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해외 출국이 도피가 아니라는 해명을 하면서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는 주장도 함께 펼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자신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가 위법이라는 주장입니다.
긴급 출국금지를 신청할 권한은 수사기관에 있는데, 현재 김 전 차관을 조사하는 대검 진상조사단에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김 전 차관이 사실상 피의자일 뿐만 아니라, 내사 단계에서도 출국금지가 가능하다며 긴급 출국금지조치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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