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4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든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남은 가족들의 아픔은 그대로입니다.
그날의 진실을 알기 전까진 자식을 온전히 보낼 수도, 상처가 치유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차유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합동분향소 자리 옆 공터.
한쪽에 컨테이너 세 동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분향소 철거 뒤 유가족들이 꾸민 공간입니다.
세월호에서 아들을 잃은 김광배 씨는 이곳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합니다.
아들 생각이 자꾸 북받쳐 올라 회사도 다닐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생을 걸고 아들 죽음의 진실을 찾기 시작 한지도 벌써 5년째.
[김광배 / 세월호 유가족 : 그 녀석을 안산으로 데리고 와서 보내고 난 후에 6개월 정도를 방황을 많이 했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당시 회사 일을 하면서 지금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여긴가….]
생떼 같은 아들을 먼저 보낸 홍영미 씨 삶도 180도 달라졌습니다.
평범한 주부였던 재욱이 엄마는 거리 투쟁에 단식 농성, 삭발까지도 마다치 않았습니다.
[홍영미 / 세월호 유가족 :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나 스스로 위해서라도 그래야 나중에 아이를 만났을 때 할 말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날의 진실을 알기 위해 악착같이 힘썼지만 제대로 밝혀진 건 여전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배가 왜 침몰했는지, 구조는 왜 못 한 건지 추측과 가설만 난무할 뿐입니다
석연치 않았던 그간의 조사들은 아픈 상처만 더 후벼 팠습니다.
[김광배 / 세월호 유가족 : 정부가 참 끊임없이 방해했어요. 조사 방해하고 예산으로 묶어놓고... 어떤 일이든지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돈 없는 상태에서 할 수가 없거든요.]
세월호 참사 5주기.
'치유'란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아물게 할 수 있는 건 5년 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홍영미 / 세월호 유가족 : 하루 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린 자식, 바람처럼 날려버린 자식에 대한 상실감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가 납득해야 하고 그 원인을 밝혀서 낱낱이 알았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도 알 것 아니에요. 그렇게 했을 때 치유된다고 생각해요. 해결하고 납득하고 진상규명 해가는 과정들이 치유라고 생각합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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