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학의 사건의 시작과 끝 '수사권 갈등'

2019.05.04 오전 04:30
[앵커]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 비판을 계기로 해묵은 검경 수사권 갈등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규모 수사단까지 꾸린 '김학의 사건' 수사 역시, 그 출발과 끝에는 '검경 갈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2012년 말,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경찰.

그러나 당시 검찰은 특임 검사를 임명해 사건을 빼앗다시피 가져갔습니다.

이어 2013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많은 유력 인사들의 범죄 혐의가 거론됐지만, 경찰 수사력은 사실상 김 전 차관 한 명에 집중됐습니다.

검사 비리를 캐야 수사권 조정에 유리하다는 경찰의 '조직 논리'가 우선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수사 지휘권을 가진 검찰이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2013년 김학의 사건 경찰 수사팀 관계자 : 김학의 집어넣으면 김학의 빼라고 지휘하고 실제 동영상 확보하러 간다니까 영장 기각하고. 우물쭈물하다가는 우리가 망하게 생겼는데….]

이후 검찰로 넘어온 사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윤중천 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고,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성폭행 피해자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권호현 / 변호사 : (김학의 씨가) 그 당시 기소됐으면 지금쯤 대법원 판결이 났겠네요. 그런 측면에서 검사가 적극적으로 기소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만 미적지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류를 조작해 저축은행에서 320억 원을 대출받은 윤중천 씨.

검찰은 윤 씨마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출해준 은행 임원에게는 실형을 구형하고, 정작 이득을 본 윤 씨는 불기소 처분하자, 판사마저 고개를 갸우뚱했을 정도입니다.

[김승남 / 사건 연루 은행 임원 변호사 : 당시 법정 분위기 자체가 수사나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재판장, 배석 판사, 공판 검사도 공감하고 문제점을 인식했습니다.]

수사권 조정 등 경찰과의 관계를 의식한 검찰은 사건의 실체 규명을 외면했고, 결국,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확대 재생산됐습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부실 수사의 반성문이나 다름없는 대규모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검찰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해묵은 검경 갈등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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