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이사 등 삼성그룹 임원 3명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24일) 결정됩니다.
이들은 검찰 수사에 앞서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삭제하거나 은폐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 '윗선'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기완 기자!
김태한 대표 등이 아직 영장 심사받고 있습니까?
[기자]
오전 10시 반에 시작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한 심문이 이곳 서울중앙지법에서 3시간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조금 이른 10시쯤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는지 아니면 윗선 지시를 받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 답변 없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직접 보시죠.
[김태한 /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 (증거인멸 직접 지시하신 겁니까? 위에서 지시받으신 겁니까?) ….]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김 모 부사장과 삼성전자 박 모 부사장 등 2명도 김 대표와 같은 혐의로 함께 영장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선 이번이 네 번째 구속영장 심사입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2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팀장급 직원 1명, 그리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상무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발부됐습니다.
검찰의 수사가 점차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김태한 대표 등은 증거 인멸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정리해주시죠?
[기자]
이들은 회계서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관련 파일 등을 삭제나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증거인멸교사 혐의인데요.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인멸 정황은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검찰 수사에 앞서 공장 바닥에 공용 서버를 숨기고,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이재용 부회장 관련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앞서 구속된 삼성 임원들은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사흘 연속 조사를 받은 김 대표는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대질신문 과정에서는 삼성바이오 고위 임원들이 "김 대표의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다"고 말하자, "말을 왜 그렇게 하냐"며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김 대표는 대질신문 조서에 서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검찰은 이러한 조사 태도와 혐의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앵커]
윗선으로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연관이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나요?
[기자]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삭제된 자료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통화 음성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이오젠 측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등과 여러 현안 등을 놓고 통화한 내용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 파일에서 이 부회장이 상장 진행 상황과 콜옵션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삼성 측은 해당 통화 내용은 회계처리나 합병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통상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수준의 해명에서 그친 삼성 측이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반박에 나선 겁니다.
또, '오로라'로 검색돼 삭제된 파일이 있다는 정황도 새롭게 드러났는데요.
'오로라'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재매입 등 콜옵션이 행사된 이후의 상황을 대비한 프로젝트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관련 자료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입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인데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되는 김태한 대표 등에 대한 신병 확보 결과에 따라 소환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YTN 박기완[parkkw06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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